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언제나 유머로 열린다. 보고서를 들고 사장실에 들어선 부하직원들을 일단 웃게 만들고서야 보고가 시작된다.
김 사장의 유쾌한 에너지에 무장해제된 미팅 시간은 어느새 자유로운 소통의 시간으로 바뀐다. 그러다 보니 단지 보고서 얘기만 하다 끝나는 미팅이 없다. 현안의 근원(root cause) 부터 대안까지 늘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여기에는 김 사장의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한몫한다. 타고난 호기심과 집요한 근성이 대화를 늘 핵심 가까이 한 발 한 발 끌어들이고 애매하고 복잡한 문제나 현상도 재미있는 예화나 비유로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2011년은 두산그룹 대표 전략가인 김 사장이 '탁월한 커뮤니케이터'로 화려하게 변신한 해였다. 매년 20% 매출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5위의 건설기계 및 공작기계 회사로 성장한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들은 그 엄청난 '속도'에 오히려 지쳐 있었다.
밥캣 경영합리화 작업을 마치고 2010년 귀국했던 김 사장은 2011년을 '조직문화 혁신의 해'로 정하고 본격적인 '소통 행보'에 나섰다. 성실히, 그리고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현장의 임직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CEO 런치' 시간을 통해서였다. 매달 평균 3회, 지난해에만 총 30여회에 이르는 점심식사를 하며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결과는 성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집계가 완료되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산업용 차량 부문을 매각하고 건설기계와 공작기계 등 두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뒤 굴삭기 등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엔진 개발 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2011년이 소통을 통한 혁신의 해였다면 2012년은 기술과 품질 원가 혁신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경영전략을 현장에 확실하게 구현하는 운영혁신을 통해 중국과 신흥시장에서 승리하는 회사(Winning Company)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