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장기투자 수익의 핵심은… '복리의 마술'

수익률 변동성 크면 이자가 이자낳는 효과 사라져<br>수익률 조금 낮더라도 꾸준한 게 장기투자의 생명<br>"5년이상 투자 땐 변동폭 작은 가치주펀드가 유리"




투자자 A씨는 채권형 펀드의 낮은 수익률이 불만스럽지만 주식형 펀드의 위험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는 3년전 원금 1,000만원을 주식형 중에서도 안정성 높은 펀드에 넣은 뒤 수익이 나오면 무조건 재투자했다. A씨는 3년 연속 20%의 수익률을 올렸다. B씨는 화끈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형 투자가다. 그는 A씨와 마찬가지로 3년전 1,000만원을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주 위주의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첫해에는 A씨보다 20%포인트 더 높은 40%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다음해 증시가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마지막 해에는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무려 50%의 수익률을 올렸다. 수익률의 단순 합계는 A씨가 ‘20%+20%+20%=60%’였고, B씨는 ‘40%-20%+50%=70%’였다. 그렇다면 3년 뒤 실제로 돈을 더 많이 번 사람은 누구일까. ◇‘복리의 마술’은 변동성 최소화에서 나온다= 결론은 A씨다. A씨의 원금 1,000만원은 첫해 1,200만원, 둘째 해 1,440만원, 마지막 해 1,728만원으로 불어났다. 누적 수익률이 72.8%에 이른다. 반면 B씨는 첫해 400만원을 벌어 투자원금을 1,400만원으로 만들었으나 둘째 해 1,120만원으로 줄었고, 마지막 해에는 1,680만원을 기록했다. 누적 수익률은 68.0%로 A씨보다 4.8%포인트 더 낮다. 재테크 초보자들이 항상 듣는 말이 ‘복리의 마술’이다. 담배를 끊고 하루에 2,500원씩 30년간 연 4% 이자율로 은행에 저축하면 30년 뒤에는 5,117만원이 된다. 직장 초년병이 종자돈 1,000만원을 연 24%씩 불릴 수 있다면 40년 뒤에는 545억원이 된다. 이처럼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의 마술은 장기 투자가 핵심이다. B씨의 누적 수익률이 A씨보다 낮은 것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 장기 투자의 이점인 복리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장기 투자에는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꾸준한 게 생명이라는 얘기다. ◇가치주 펀드가 변동성 더 적어= 올해 1ㆍ4분기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주식 성장형 펀드(주식 편입 비중 70% 이상)들은 지난해의 고수익이 무색할 정도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미래에셋증권 계열의 운용사 및 투신사들의 상품들은 지난해 수익률 선두권을 달렸지만 지난 1분기에서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주로 정보기술(IT) 등 성장주에 투자하는 탓에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배당주, 자산주 등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변동성이 가장 적은 펀드는 지난 19일 현재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이다. 2년 누적수익률도 93.99%에 이른다. 이어 세이에셋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배당플러스B주식 M-1’, 신영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A형)’, SH운용의 ‘베스트알부자적립식혼합1’, 대투운용의 ‘클래스원배당60주식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는 “주식형 펀드의 변동성은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적다”며 “일반적으로 5년 이상의 장기투자가라면 변동성 적은 펀드에 가입하는 게 투자 위험을 줄이고 누적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각자 투자 성향ㆍ기간을 잘 살펴라= 하지만 변동성이 적다고 반드시 더 좋은 펀드는 아니다. 변동성이 적은 대신 급등장에서는 고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앞서 언급한 B씨의 경우 20%의 손실을 봤던 둘째 해에 미리 환매했다면 A씨보다 수익률보다 더 높아진다. 결국 각자의 투자 성향이나 기간, 기대 수익률 등을 미리 정한 뒤 적당한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고위험과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펀드 가입 및 환매 시점이 중요하다. 가령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1’과 미래에셋자산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지난 19일 현재 2년 누적 수익률이 각각 94%, 98%로 비슷하지만 변동성은 미래에셋쪽이 훨씬 높다. 하지만 지난 2004년 4월21일부터 2년간 월 1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을 경우 ‘신영밸류’의 평가액은 353만원으로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의 408만원보다 53만원 가량 더 적다. 최근 증시 급등에 따라 미래에셋측의 펀드의 평가액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장기 투자가라면 변동성 적은 펀드에 가입하는 게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자신의 자금 사정과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