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10대그룹 중에서는 삼성과 LG그룹이 이익 감소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12월 결산 상장사의 2005사업연도 실적자료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사의 매출액은 311조5천590억원으로 4.99% 늘었지만 순이익은 23조2천122억원으로 14.94% 줄었다.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 SK, 롯데, GS, 현대중공업 그룹의 실적이 호전된 반면, 삼성, LG, 한진, 한화, 금호아시아나 등의 수익성은 큰 폭으로 악화됐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매출액이 89조60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27% 줄었고, 순이익은 8조4천639억원으로 29.39% 급감했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57조4천576억원으로 0.30%, 순이익은 7조6천402억원으로 29.17% 각각 감소하며 그룹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줬다.
또 삼성전기는 적자로 돌아섰고, 삼성SDI의 순이익은 67.63%나 급감하는 등 정보기술(IT) 관련 계열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 실적에 큰 부담이 됐다.
LG그룹의 매출액은 50조7천910억원으로 소폭(0.79%) 늘었으나 IT 관련 계열사 부진으로 순이익은 2조703억원으로 2004년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이는 패널 가격 하락과 경쟁 심화와 환율 영향으로 주요 계열사인 LG필립스LCD의 순이익이 68.77%, LG전자 순이익이 54.54%나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LG를 제외한 나머지 8대그룹의 순이익 규모는 13.3%나 늘어났고, 10대 그룹이 제조업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이들 두 기업이 전체 상장사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된 셈이다.
이 밖에 한진, 한화, 금호아시아나 등도 유가상승과 환율하락 지속에 따른 악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한진그룹은 매출액이 14조3천318억원에서 14조5천716억원으로 늘어난데 반해 순이익은 1조2천514억원에서 7천479억원으로 40.24% 급감했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대한항공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한화그룹은 매출액(-2.63%)과 순이익(-15.74%)이 동시에 줄었고, 금호아시아나는 매출액이 13.53%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17.33%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매출액이 61조5천817억원으로 4.52% 늘었고, 순이익은 5조161억원으로 30.74%나 늘어 돋보이는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SK그룹 역시 SK텔레콤의 실적 호전 속에 순이익이 4조2천67억원으로 12.6% 늘었고, 롯데그룹은 최근 상장된 롯데쇼핑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순이익 규모가 1조3천554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LG에서 계열분리된 GS그룹은 매출액이 5조9천257억원으로 36.82% 늘어 10대 그룹 가운데 매출 성장세가 가장 돋보였으며, 순이익도 2천686억원으로 104.67%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그룹도 매출이 12조2천897억원으로 두자릿수(16.87%) 성장을기록했고, 순이익은 3천116억원으로 무려 117.9%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