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어발 확장편승 주식투기 의혹/한솔그룹 현철씨 돈 어디에 쓰였나

◎문민출범후 10여개사 인수 ‘기염’/「내부자거래」 혐의불구 흐지부지/한솔측선 “단순루머일뿐” 부인 일관한솔그룹에 김현철씨의 자금이 유입된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윤곽이 드러나면서 한솔그룹이 이 자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증권전문가들은 한솔그룹이 현철씨의 자금을 빌려쓰는 형식으로 일정액의 이자를 지급했거나 채권에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솔그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적대적 M&A(Mergers and Acquisitions: 기업인수합병)를 통해 그룹규모를 크게 늘렸음을 감안, 이 자금이 적대적 M&A를 겨냥한 주식투자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한솔그룹이 문민정부 출범이후 10여개 기업을 인수하면서 삼성그룹 분리 5년만에 재계 30위권에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현철씨 자금도 돈세탁 과정을 거쳐 M&A자금으로 이용됐거나 M&A에 직접 참여, 해당 기업주식의 주식투기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다른 기업을 M&A할 때마다 증시에는 사전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설 등이 유포됐었다. 대표적 M&A로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사례는 지난 95년 9월 인수한 광림전자(현 한솔텔레컴)로 인수 당시 1만4천2백원이었던 주가는 5개월만에 7만3천2백원으로 무려 4백15%나 급등했다. 또 지난해 인수한 의류수출 전문업체인 영우통상의 경우도 인수당시 주가는 1만2천8백원이었으나 인수후 3만3천2백원까지 1백59%나 상승했다. 지난 94년 한솔그룹이 인수한 동해종금(현 한솔종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매수 기법을 이용해 적대적으로 M&A한 경우. 당시 동해종금 주가는 2만5천원대에 불과했으나 한솔의 공개매수 직전에 4만5백원대로 이미 주가가 60%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막상 한솔의 동해종금 공개매수 가격은 3만8천원이어서 『미리 지분을 확보하고 형식적으로 공개매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95년에는 한국마벨(현 한솔전자), 한화통신(한솔전자와 합병), 옥소리등 정보통신 회사들을 무차별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주가가 평균 3배이상 급등했었다. 한솔그룹이 M&A정보를 이용, 현철씨의 자금을 인수대상 기업 주식에 미리 투자했다면 최소한 투자원금의 3배이상은 벌었을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공격적인 M&A를 계속하면서 기업 인수자금의 출처와 적법성 등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별탈없이 마무리 된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는 한 요인이다. 증권감독기관도 이들 종목에 대해 주가조작, 내부자거래 여부 등을 조사했으나 번번히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증권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사가 무마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만약 현철씨가 대선이후 남은 자금을 한솔그룹측에 맡겨 관리해 왔다면 한솔그룹의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내부자거래와 주가조작여부를 가리기 위한 특별조사를 단행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솔그룹측은 검찰수사에 오해가 있는것 같다고 계속 부인하며 특히 현철씨 자금이 주식투기에 사용됐다는 증시 루머는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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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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