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성태 한은총재, 선제적 정책금리 조정 시사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통화정책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성태 한국은행 신임 총재의 취임 일성이다. 상황이 애매하다고 그냥 팔짱을 낀 채 관망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정책금리를과감하게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시장일각에서는 향후 한은의 정책금리 조정의 템포가 과거보다 좀 더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3일 취임사에서 "경제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정책결정에 신중할 수 밖에 없으나그렇다고 실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에서 과거 몇차례의 정책금리 조정때 타이밍을 놓쳐 부작용을 초래했던 것에 대한 일종의 반성을 엿볼 수 있다. 콜금리 조정에 실기를 한 대표적 사례로 대해 한은 관계자들은 2002년초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2001년 9.11테러 직후 경기하강을 우려, 콜금리를 무려 0.50%포인트나 인하, 연4.00%로 떨어뜨렸으나 이듬해초부터는 신용카드 부채 급증과 부동산 가격 급등 등각종 경기부양책에 따른 부작용이 빚어졌다. 2002년초부터 콜금리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으나 당시 전철환 총재가 물러나고 박승 총재가 취임하면서 제때 정책금리를 손대지 못했으며 5월에 가서야 0.25%포인트 금리를 올렸지만 이미 거품은 부풀어 오를대로 오른 뒤였다. 이 총재는 취임사에는 이런 통화정책 결정에서 실기하는 일은 되풀이 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태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총재를 `강성', `매파' 등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총재는 "`매파'라는 평가는 특정 상황에서의 발언을 염두에 두고 한 듯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그 발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때그때 상황에적합하게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큰 흐름에서 추세가 바뀌면 태도를 달리해 나갈 것이며, 태도를 바꿔야 할 시점이 언제인지를 판단하는데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뒤집어보면 앞으로 정책금리 조정의 템포가 과거보다 훨씬 더 빨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신중한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변화에 맞춰 좀 더 신축적이고유연한 태도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은 한박자 더 빠르게 정책금리의 인하와 인상을 단행, 물가와 경기흐름에 미리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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