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15개 지방공사 중 14곳 빚내 빚 갚아”

SPC에 특혜ㆍ공사채 남발 등 드러나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전국의 지방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가 손실 위험을 떠안거나 SPC에 특혜를 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타당성 없는 대형 개발사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면서 재무 건전성은 크게 악화 돼 15곳 중 14곳은 빚을 내서 빚을 갚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원은 19일 서울도시개발공사(SH) 등 도시개발공사와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지방공기업 개발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전국 15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규모가 지난 2005년 5조6,000억원이던 것이 2009년에는 6.2배나 증가한 34조9,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각 도시개발공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349%로 2009년 말 기준으로 상장된 민간건설사 36곳의 평균 부채비율 217%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도시개발공사의 재무구조가 이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데는 법정한도를 초과해 공사채를 남발하고, 공사채 발행 후 사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무리한 사업추진이 한 몫 했다. 예컨대 전남개발공사는 ‘장흥해당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타당성 분석을 소홀히 해 지난해 말 현재 58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또 화성도시공사는 지난해 7월 SPC인 A개발에 토지 4만㎡를 매각하면서 매매대금 419억원 중 미납 잔금 259억원에 대해 2순위 담보를 제공받는 것으로 약정하면서 잔금(259억원)의 회수가 불확실한 상태다. 또 SPC의 채무를 보증하는 것으로 사업협약서를 체결해 450억원의 우발 채무도 부담하게 됐다.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구(舊)한국토지공사는 영종하늘도시 외국인투자용지를 B사에 조성원가보다 1조8,000억원 싸게 매각하면서 전매를 허용하는 특혜를 부여했다. 공사채 남발도 심각했다. 지자체에서 수익ㆍ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한 재산을 산하 도시개발공사에 편법으로 현물 출자하고 공사는 이를 기초로 순자산 규모를 부풀린 뒤 법정한도(순자산의 10배)를 초과해 공사채를 발행한 사례도 있었다. 인천시의 경우 수익ㆍ처분이 불가능한 재산 1조3,000억원을 인천도시개발공사에 편법 출자해 공사의 부채비율을 10분의 1인 233%로 축소했고, 공사는 공사채를 법정한도보다 5,000억원 초과해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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