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소개구리와 「선」 돌풍/박주탁 수산그룹 회장(로터리)

요즈음 세인들에게 자주 회자되는 것 가운데 황소개구리와 일본 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로쓰고 있는 선동렬선수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황소개구리의 무서운 식욕과 번식력으로 우리의 생태계가 크게 파괴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억센 생존력를 가진 이들을 피해 이미 저수지나 논두렁을 버리고 산비탈로 올라간 토종개구리들의 모습은 시장개방에 밀려 구석진 전시대로 밀려나는 국산제품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해마다 광복절만 되면 우리는 「일본」을 되새김질 한다. 그러나 무역전쟁에서는 이들에게 번번이 패하고 만다. 그래서 건국이래 한번도 대일무역흑자를 본적이 없다는 자성의 소리도 나오곤 한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1백60억달러에 가까운 대일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그렇고 내년에도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필요한 중간재 및 자본재를 그만큼 더 일본으로부터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을 수출과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경제성장률을 높일수록 대일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양국국교가 정상화된 65년 이후 한일수교 30돌이었던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는 무려 1천2백50억달러를 넘어섰다. 황소개구리 처럼 일제가 물밀듯 들어와도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무역전쟁에서는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으나 「나고야의 태양」 선동렬선수의 성공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국의 기술과 상품에는 인색한 일본인들이 그들의 야구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한국의 한 야구선수에게는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동렬선수도 처음부터 일본땅에서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성적부진, 모친사망 등의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고 강도높은 훈련과 투구폼 교정 등을 통해 화려하게 재기, 연속 세이브의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들도 새로운 각오와 노력으로 「SUN열풍」이 아닌 「한국경제의 열풍」을 일본땅에 심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심사숙고 해야한다. 마치 공 하나 하나에 혼신을 다함으로써 일본열도에 「SUN 열풍」을 몰고온 선동렬선수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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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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