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유능한 정부가 시장경제 살린다

■ 자본주의 4.0 (아나톨 칼레츠키 지음, 컬처앤스토리 펴냄)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안정되어 가는 듯 보였던 세계경제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자 세계경제는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저자는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자본주의 시스템의 네 번째 버전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자본주의 4.0'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본주의 1.0은 미국ㆍ프랑스의 정치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시작돼 대공황과 함께 막을 내린 전통적인 자유방임 자본주의며, 자본주의 2.0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존슨 대통령의 '위대한 사회', 영국과 유럽의 복지국가 개념을 포괄하는 정부 주도의 수정자본주의다. 자본주의 3.0은 1960년대말과 1970년대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위기가 발생한 후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의 자유시장 혁명으로 탄생한 신자유주의다. 저자는 이전의 자본주의 전환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서 정치와 경제, 정부와 시장의 관계가 다시 정의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경제를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며 정치와 경제, 정부와 시장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해 자본주의 시스템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본주의 4.0은 유능하고 적극적인 정부가 있어야만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으며 다만 정부의 역할은 커지더라도 정부의 크기는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 4.0은 정부와 시장의 역할 가운데 하나만 강조했던 이전 시대의 경제 인식과는 달리 정부와 시장이 모두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초해 정치와 경제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인식하는 자본주의다. 저자는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해 미국의 경제정책이 해외부채와 무역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바뀌게 되면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발전은 불가피하게 더뎌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국가들 간의 무역갈등도 확대되며 이들 국가들은 내수 시장을 중시하는 성장전략의 경제정책의 중심을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경제의 경우도 이전과 다르게 혹은 더 크게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될 것이며, 새롭게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따라서 이 과정에서는 각국가가 '너무 잘하려다가 오히려 망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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