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택시사업 안정화하려면

택시를 이용하다 보면 과거에 비해 초보 기사가 의외로 많이 눈에 띈다. 목적지를 몰라 오히려 승객에게 길 안내를 요구하는 기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기사들이 태반이다. 이는 택시기사의 이직률이 매우 높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법인택시기사의 임금이 학생 아르바이트 비용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열악하다고 한다. 택시 운전사들은 한달 평균 21일, 하루 13~14시간씩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이 긴 근무시간에 비해 보수는 낮아 법인택시 운전자 평균 월급이 12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113만6,000원)를 겨우 넘는 것이다. 반면 개인택시 운전자는 평균 월소득 163만원으로 법인택시 운전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2006년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개인택시 사업자는 4만7,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회사택시도 3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보다 인구가 많은 일본 도쿄의 전체 택시 대수가 5만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도쿄보다 50%나 많은 택시가 서울시를 누비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차를 몰기보다는 차를 정차해놓고 대기하는 시간만 늘어나고 이는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또한 이용 승객인 소비자의 감소도 택시사업을 사양사업으로 몰고 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06년 현재 서울시 등록차량 대수만 보더라도 150만대로 1가구당 승용차를 한대씩은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전철 노선이 확대되면서 택시 이용객은 1일 평균 20회 정도의 승객 유치도 힘들다는 게 현직 종사자의 전언이다. 택시기사의 열악한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경제 전문가는 적정 이윤을 포함해 운송 원가를 반영하는 요금 현실화, 인원할증제. 화물할증제 도입 및 심야할증시간 확대, 개인택시 양도양수자격 강화 등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수요와 공급시장이 조화를 이뤘을 때 필요한 조치로 현실을 감안한다면 다소 때늦은 처방이 아닌가 싶다. 택시사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일본 도쿄의 경우처럼 정부가 나서 수요에 맞게 공급시장을 축소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도쿄의 경우 개인택시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반환하는 대가로 택시의 두 배 가치에 해당하는 아파트 입주권을 제공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택시 대수를 적정 공급선인 5만대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이후 택시기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MK와 같은 탁월한 서비스로 무장된 택시회사가 탄생하게 됐음을 타석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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