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골든 시드' 를 향하여

경쟁력 있는 종자강국 부푼 꿈<br>수출 정착 위해 산학등 협력을


인구증가와 기상이변으로 식량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그 중심에 종자자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인구증가는 식량소비 증대를 가속화시키고 가까이 다가온 기상이변은 식량자원의 고갈을 예견한다. 식량자원부족으로 향후 20년 내 식량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국제기구도 있다. 식량전쟁에서의 승자는 가장 많은 종자를 보유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종자의 근원은 유전자원이고 식량 유전자원은 한 마디로 식량에 유용하게 사용될 가치가 있는 생물체이다. '한 알의 종자가 세계를 바꾼다'는 말이 있다. 종자시장의 중요성과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두고 한 말이다. 전세계에 유전자원은 약 1,000만종으로 추정되나 이중 약 5%가 머지않아 소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양적으로 29만점을 보유한 세계 6위의 유전자원 보유국이지만 질적 다양성과 우수성은 높은 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기후대가 아열대에서 한대까지 널리 분포하고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강우량이 풍부해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콩 등 일부 자원을 제외하면 식량ㆍ특용ㆍ원예작물 등 많은 작물이 외국에서 도입한 유전자원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다. 식량 유전자원을 포함한 종자자원의 확보가 중요한 이유가 거기 있는 것이다. 보유자원을 많이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종자자원을 지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량종자를 많이 확보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종자를 만드는 것이 종자강국이 되기 위한 기본적 과제이다. 종자시장의 고부가가치는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지난 2008년 말 기준으로 700억달러 수준의 종자시장은 오는 2020년에는 1,7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종자시장의 1.5% 정도에 불과한 우리 종자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세계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종자의 생산, 육종, 수출, 품종 관리 등 전 분야에 걸친 연구개발과 지원확대 등 종합대책을 수립해 종자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종자산업의 글로벌화는 이미 가까이 와 있다. 세계 선진국의 글로벌종자 회사는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품종보호권을 해마다 강화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율을 더욱 높이고 있는 바 10대 종자기업의 시장점유율이 1996년 14%에서 최근에는 67%를 상회한다. 종자후진국의 종자주권확보는 더욱 어려워지고 종자의 해외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고조로 건강 관련 품종 개발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는 종자산업에 대한 전략을 획기적으로 개편해 나갈 것이다. 우선 종자산업이 수출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산ㆍ학ㆍ연ㆍ관의 연구역량을 결집시켜 품종 개발ㆍ육성 및 사업화까지를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R&D와 산업을 연계하는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1,000만달러 수준의 수출용 종자 20개 이상을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골든시드란 금값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가치 종자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흑색 방울토마토 종자 1g(250알)은 7만5,000원으로 2011년 4월 기준 금값의 1.3배에 해당할 만큼 높은 가치가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소재는 중국의 '팔각회향'이라는 식물이다. 토착식물의 우수 종자자원을 활용하여 연간 30억달러이상의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사례와 같이 주변 종자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건강기능성, 신의약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토대로 종자회사가 주도적으로 연구자와 협력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식량안보를 담보하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자'를 만들어 낸다면 식량전쟁에서 반드시 승자가 될 수 있다. '생명반도체'라 할 수 있는 종자를 육성해 식량안보를 지키고 미래의 민족자원을 지켜나가야 한다. 종자산업 육성과 지원에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주기를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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