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UN)은 지난 2003년부터 2년마다 세계 각국의 전자정부 수준을 평가해 알리고 있다. 지난 2월 발표한 2012 전자정부 평가에서 한국은 190여개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2010년 평가에 이어 2회 연속 1위다.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로 평가된 전자정부 시스템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액은 2억3,500만달러다. 올해 목표액은 3억달러, 향후 5년간 25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되는 시스템은 재정ㆍ치안ㆍ특허 등 정부 각 분야에 고루 분포돼 있다. 여기에는 관세청의 전자통관 시스템도 포함돼있는데 지난해까지 수출액은 8,400만달러다. 수출금액 기준으로 전산센터 등 통합인프라구축을 제외하고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패스'로 이름 붙여진 전자통관시스템은 관세청이 20여년에 걸쳐 자체 개발했다. 유니패스는 수출입 물품신고와 세관검사, 세금납부 등의 수출입 통관절차를 온라인과 인터넷을 통해 처리한다.
우리가 유니패스를 수출한 국가는 도미니카, 과테말라 등 9개 나라로 아직은 수출입 통관시스템이 미비하거나 시스템 고도화가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들이다. 유니패스의 수출은 싱가포르의 크림슨 로직,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이뤄졌다.
전자통관 시스템이 구축되면 원스톱 통관서비스가 가능해져 기업들의 물류비용이 절감된다. 세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 관세행정의 투명성도 높아지고 공평하고 합리적인 세금부과로 세수증대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유니패스의 우수성은 세계은행(WB)의 평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세계은행은 매년 관세행정을 비롯해 창업과 노동시장, 부동산 등 각국 기업환경을 평가해 전세계 기업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관세행정 평가는 유니패스 덕분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무역 1조달러 달성에도 유니패스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유니패스를 통한 신속한 수출입화물처리로 기업의 인적ㆍ물적비용을 절감했다. 세계은행은 유니패스로 기업들이 얻는 이익을 연간 2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유니패스 수출로 얻는 효과는 금전적인 이익 이외에 국가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수입한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 우리 기업의 수출물품 통관이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유니패스 수출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시아와 남미 등 4개국과 8,900만달러 규모의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패스를 비롯한 각종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 전자정부 부문에서도 '한류'가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