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국제금융기관의 개혁방향

대부분의 국제금융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수리가 필요한 구멍난 배』 와 같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아시아와 러시아의 금융위기시 IMF의 각종 정책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실패였다.국제은행과 같은 다른 국제금융기관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은행은 세계의 가난을 구제하기는 커녕 가난하지 않은 나라들에 자금을 제공하는 실수를 거듭했다. 물론 모든 국제금융전문가들이 IMF나 국제은행이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미 의회의 민주당의원들, 경제학자인 프레드 벅스턴, 그리고 아시아나 러시아에 대한 금융지원에 큰 역할을 수행했던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장관도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미 의회의 특별위원회는 지난 98년 IMF에 180억달러 추가지원문제를 심의하기 위해 카네기 멜런 대학 앨런 멜처교수를 위원장과 민주·공화 양당이 위촉한 11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7일 발표된 멜처위원회의 특별보고서는 IMF가 국제금융과 경제정책에 미치는 중요한 역할에 걸맞는 조직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호의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보고서는 IMF가 장기적인 신용대출을 포기하고, 단기적인 금융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회원국에 긴급자금을 대출해 주는 브래턴우즈체제 당시의 본원적인 기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IMF나 국제은행이 「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점들이 클린턴행정부의 민주당이 멜처위원회 개혁안을 저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 민주당은 IMF 등 국제금융기관이 94년이래 멕시코나 인도네시아에 실시한 평가절하정책 결과, 해당국가의 상당수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멜처위원회의 개혁보고서가 당파적 논쟁때문에 희생되는 것만큼 부끄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확실히 멜처위원회는 IMF나 국제은행같은 국제금융기관을 개혁하는 데 유용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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