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노총 새 위원장에 이석행씨

대화중시하는온건파…노사관계 '변화' 기대<br>"파업은 목표 될수없다" 강조…투쟁 일변도 노선 지양 예고


민주노총의 새 위원장에 대화를 중시하는 이석행(49ㆍ사진) 전 민노총 사무총장이 당선됨에 따라 투쟁 일변도였던 노선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되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민노총 제5대위원장 선거에서 좌파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 신임 위원장은 알려진 대로 투쟁과 함께 대화 병행을 주장하는 온건파인 국민파 계열. 대동중공업 해고노동자 출신으로 이수호 전 위원장 밑에서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비교적 온건한 성향에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노사정 대화 복귀 등 노사관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관측이 많다. 투쟁성향이 강한 범좌파보다는 상대적으로 노사정 대화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당선 후 소감을 피력하면서“흩어진 조직력을 강화한 뒤에는 어떠한 대화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대화를 통한 노사관계 복원 기대감을 낳고 있다. 그는 특히 “파업을 결의하는 주체와 실제 실천에 옮기는 주체간 괴리가 많았다.파업은 수단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해 투쟁방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여러 정파가 모인 집단이어서 대화국면을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현 지도부가 이 신임 위원장과 같은 국민파 계열이었으나 지난해 한 달이 멀다하고 총파업을 벌인 점을 들어, 새 집행부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강경파에 끌려 다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새 민노총 지도부의 현실은 험난하다. 국민과 조합원으로부터의 신뢰회복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것은 강경이냐 온건이냐는 노선의 차이와는 별개의 문제다. 민노총은 내부의 잇따른 부패사건, 정치 파업 남발과 전투적인 투쟁 등으로 도덕성과 믿음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는데 민노총의 투쟁방식은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노조를 둘러싼 여건은 급변했지만 노조 자체는 변하지 않아 ‘왕따’신세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노조 내부의 결집력을 강화하는 것도 문제다. 노조원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투쟁 일변도의 지도부 노선에 반발한 조합원들의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민노총 조합원은 지난 2002년 65만5,000여명으로 최고수준을 나타낸 후 매년 감소, 2005년말 현재 64만2,000여명으로 줄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신임 위원장이 “조합원은 없고 앞에 나선 간부와 활동가만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조합원의 외면은 심각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무상의료ㆍ무상교육 등 민노총의 주요 정책들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는 민노총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새 지도부는 시대흐름, 환경변화에 맞게 고용의 질적인 문제, 즉 비정규직은 물론 산업공동화, 교육훈련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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