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돈덩어리」 될까 「골칫거리」 될까/1조 추가지원 당진제철소

◎불황·재료 수급난 등 정상화 난망/내년 경기풀릴땐 일시회복 가능성「당진제철소는 돈덩어리인가, 애물단지인가.」 정부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연내완공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건설자금을 추가지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당진제철소의 조기완공과 정상가동지속 여부, 경제성을 둘러싸고 말이 많다. 당진제철소는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고 잔여투자비가 제대로 지원된다면 공장준공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상가동에는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데다 「경제성」측면에서도 아직 검증되지 않아 자칫 당진제철소는 주인없이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제철소완공과 정상가동에 들어가는 엄청난 자금의 지속적인 적기지원과 원자재 및 원료의 안정적 확보, 하청업체와의 원활한 협력 등이 정부지원 약속만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기에다 철강경기가 불황의 터널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데다 가격, 품질경쟁 면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있어 공장만 준공하고 생산라인만 돌린다고 한보철강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자금지원이나 위탁경영추진 등 정부의 지원이 만에 하나 임기응변식이거나 어설프게 추진될 경우 오히려 사태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 전기로에선 자동차나 가전제품용 냉연강판 등 고급강재를 생산하기 힘들며 원료인 고철확보도 쉽지 않고 전기료가 미국에 비해 톤당 47달러나 더 들어가므로 경쟁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기로의 생산원가가 용광로방식에 비해 훨씬 싼데다 기술개발에 따라 2000년대 초반에는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당진의 코렉스건설에 반대한다는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고 최고기술을 가진 포철조차 조업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는데, 후발업체가 포철보다 큰 규모로 설비를 갖추는 것은 위험천만』이라고 말한다. 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내수시장 성장률을 지난해의 7.5%보다 현저히 떨어진 5.2%로 내다보고 있다. 불황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와 건설경기 위축이 그 이유다. 특히 당진제철소의 전기로제품은 건자재로 주로 쓰이므로 건설경기가 관건인데 올 건설경기가 지난해보다 침체될 전망이어서 어려움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진제철소의 가동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세계철강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어 비관적인 전망만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세계주요철강 관련기관들은 현재 톤당 3백20달러선인 열연강판의 가격이 내년 초에는 4백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년동안 먹고 살 것을 1년만에 번다」는 철강업계의 속설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철강경기가 호황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당진제철소가 대번에 「돈덩이」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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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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