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경기부진에서 탈피하면서 주가가 올랐고 여전히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몰렸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 현상은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의 급증 때문에 가능했다. 늘어난 유동성은 원유나 금 등 원자재 시장까지 들썩거리게 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주식ㆍ채권의 동행'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식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이어가는 반면 채권시장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주식의 비중을 늘리고 채권의 비중은 줄이는 방향으로 자산배분 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국내와 해외 자산 중에서는 국내 자산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증가할 것을 감안해 원자재에 대한 비중도 늘릴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채권이나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자산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물가불안으로 최근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내수확대와 일자리창출 등 질적 성장을 여전히 필요로 한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에 다소 못 미친 9%대에 머물겠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이 투자와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주요 금융기관 중에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로 지난해초 2.7%에서 3.4%로 올렸고 무디스도 4%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유동성은 여전히 자산시장의 팽창효과를 가져오면서 주식시장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통해 한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될 경우 이는 이들 지역의 경기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반면 채권시장은 부정적"이라며 "증시에서는 조정시 매수 후 보유전략을, 채권에서는 물가연동국채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저평가된 국내 증시도 새해에는 본격적인 재평가와 함께 프리미엄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이 증가하고 내수소비도 확대되면서 기업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 것을 감안할 경우 주식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00대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총액은 지난해 87조원에서 올해 100조원, 내년에는 113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증권은 올해 자산배분 전략으로 주식ㆍ원자재 등 투자자산 비중을 올해 51%에서 63%로 늘리고 채권ㆍ예금 등 이자자산은 49%에서 37%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세부적으로는 투자자산에서 국내 주식 32%, 해외 주식 19%(선진국 12%, 이머징마켓 7%), 원자재 등 대안투자 12%로, 이자자산에는 채권 22%, 예금 12%, 단기금융상품 15%로 구성하라고 제시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하고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한국 투자자산의 가치가 더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