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급등·美금리인하 "단기호재 그칠것"

장기론 되레부담 "대세상승 이끌기엔 역부족" <br>당분간 매수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 중점둬야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상승 모멘텀 찾기에 나섰다. 국내 증시는 그동안 미국발 경기침체와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큰 폭 하락했으나 11일 환율 급등과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재료 삼아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 1,600선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면서 투자심리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당장 오는 18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폭적인 금리인하가 결정될지 여부와 환율급등이 지속될지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가지 모두 단기간 호재로는 작용하겠지만 주식시장의 장기적 모멘텀이 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신용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등 전반적 상황의 본질적 개선이 없다는 점에선 당분간 단기 호재에 따른 매수 확대보단 일정 수준 현금을 확보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율상승, 당장은 좋지만=개장 초만 해도 미국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며 20포인트 가깝게 하락했으나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국면이 펼쳐지고 환율급등과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면서 코스피지수는 결국 1%나 올랐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4원70전이나 오른 97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월28일 이후 8거래일 만에 무려 33원40전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환율 상승은 그대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강한 반등장세가 펼쳐졌다. LG전자(6.1%), 현대차(5.77%), 하이닉스(3.59%) 등이 큰 폭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환율 상승이 계속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ㆍ화학ㆍ운송 등 업체들에는 고스란히 원가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이른바 ‘중국 관련주’로 불리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업체로 낙폭확대가 계속될 경우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가 될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환율 상승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급격한 환율상승을 경계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도 “원화상승이 수출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 측면으로 볼 땐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된다”며 “원화 약세 자체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모멘텀만을 기대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인하는 진통제에 불과=주식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미 FOMC의 금리인하 역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미국 경제 침체의 상황이 단순히 금리인하로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다 1월 미국이 1.25%포인트라는 대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는 경험적 근거도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한다. 최근 미국 국고채 10년물과 회사채 AAA등급 간 신용 스프레드는 IT 버블이 붕괴되던 2001년 2.7% 이후 최대치인 2.03%포인트까지 치솟아 신용시장의 자금경색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장 침체, 신용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확장 어려움 등의 문제는 금리인하만으로 일거에 해결할 수 없다”며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금리인하 수단도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또다시 큰 폭으로 단행될 경우 미국 경기침체의 우려감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이번 미 FOMC회의에 대한 기대는 증시에 진통제 정도의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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