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이 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특약점의 이해를 구하지 않고 다른 특약점이나 직영점으로 이동시키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3,482명의 방문판매원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거래상지위남용의 불이익제공 위반에 근거해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원과 어떤 고용관계도 맺지 않고 있음에도 이들을 일방적으로 이동시켜 특약점의 매출이 직접적으로 하락하게 했다. 아모레퍼시픽 특약점은 헤라와 설화수 등 이 업체의 고가 브랜드 화장품을 방문판매 방식으로 파는 전속대리점이다. 특약점주가 방문판매원을 모집해서 양성할수록 매출이익이 커지는 구조인데, 방문판매 유통경로를 확대하는 등의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특약점주 입장에서는 자신과 계약을 맺은 방문판매원을 회사의 영업 전략에 따라 일방적으로 다른 특약점이나 직영점에 뺏겨 수익에 손해를 본 셈이다. 다만 공정위는 위반행위가 없었다면 발생했을 추가 매출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과징금을 기준에 따라 정액으로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삼 공정위 서울사무소 총괄과장은 “그동안 본사와 대리점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우월적 지위 남용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