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6월 23일] '공공의 적' 보험범죄 근절해야

고봉중(손해보험협회공익사업부장)

최근 총리실은 심각한 보험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보험범죄 근절대책을 마련,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검경과 금융당국이 ‘보험범죄 전담 합동대책반’을 설치해 중대 보험범죄를 직접 수사ㆍ관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찰에서도 보험범죄 특별단속을 올해 말까지 중점 실시할 예정이며 합동대책반의 성과에 따라 단속기간을 연장하게 된다. 이외에도 금융감독원에서 운용하는 보험사기인지시스템을 개선하고 보험범죄 수사 전문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강화 등이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민간기구에서 보험범죄 조사실무를 책임지는 필자로서는 이번 대책을 계기로 민관의 견고한 공조체제 구축과 긴밀한 협력으로 보험범죄가 근본적으로 척결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또 하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보험범죄를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책이 보여주듯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인식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다른 사람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보고도 보통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피해자를 도와주지 않아도 자신에게 별다른 불이익이 없는데 굳이 귀찮은 문제를 초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하지만 보험범죄의 경우에도 그럴까. 관련자료에 따르면 보험범죄로 누수되는 보험금의 규모가 지난 2007년 기준 2조4,000억원에 이르며 이는 한가구당 연간 15만3,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보험범죄가 내 가족과 선량한 이웃들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해 경기침체기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강호순 사건과 같이 최근에는 보험범죄가 보험금을 노리고 무고한 피해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범죄자들이 색출돼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선량한 국민들이 흉악한 보험범죄자의 표적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동안 무시해왔던 보험범죄는 벌써 둑에 상당한 구멍을 내고 범람을 준비하고 있는 거대한 강물이었던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국민이 공통된 위기의식을 갖고 함께 협력해 ‘공공의 적’인 보험범죄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키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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