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클릭 이사람] 엄상익 변호사

"큰 병원서도 포기한 환자 치료하는게 문제 되나"<br>'21세기 화타' 무면허 한의사 장병두씨 변론 맡아


엄상익(54ㆍ연수원 15기) 변호사는 최근 언론에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사건의 변론을 하고 있다. 하나는 배우 송일국씨와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와의 폭행사건 공방에서 김기자를 대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1세기 화타’로 불리는 무면허 한의사 장병두씨의 법정 투쟁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엄 변호사는 김기자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장씨와 관련해서는 미리 준비라도 한 듯 거침없는 주장을 쏟아냈다. “무면허는 맞아 하지만…” 엄 변호사 역시 장씨의 의료행위가 모두 무죄라고 주장하진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의사나 한의사들 조차 포기한 사람들을 맡아 치료한 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소방수가 불 난 집에서 사람을 구할 때 집을 부수거나 군인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향해 총을 쏘는 것처럼 장씨의 행동은 형법 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법관이 조금만 용기를 내달라”고 말했다. 엄 변호사가 장씨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경기고 은사인 강송식 한우물정수기 대표이사 덕분이다. 엄 변호사는 강 대표의 소개로 장씨를 만났고, 약을 지어 먹은 뒤에는 거짓말처럼 몸이 좋아져 당은 이미 나았고 통풍도 상당히 좋아졌다. 엄 변호사는 최근 높아진 관심 때문에 장씨가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힘든 수천명이 장씨의 ‘영험한 의술’을 전해 듣고 찾아오기 때문. 엄 변호사는 “울면서 매달리는 사람들을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장씨도 이를 난감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 변호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대법원 판결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신 공개적으로 장씨의 실력을 검증 받기 위해 유명 종합병원에서도 포기한 암 환자 등의 동의를 얻어 장씨가 이를 치료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방송국을 통해 치료 전 과정을 보여주고 이를 다시 현대 의학으로 입증하겠다는 것. 그는 “이래도 괜찮다면 법원의 판단도 달라지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대도 조세형, 탈옥수 신창원 등을 무료 변론한 엄 변호사. 이번에도 장씨를 변론하며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장씨가 더 오랫동안 많은 환자들을 돌볼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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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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