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당분간 올리지 않고 앞으로 1년간 현 수준인 ‘A(안정)’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가와 다카히라 S&P 이사는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S&P 초청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공공 및 일반 기업, 노동시장 개혁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불행히도 최근 촛불집회 등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개혁조치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개혁작업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산업은행의 민영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정치의 대치상태로 지체되고 있고 민영화 작업이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정부재정의 건전성, 견조한 경제성장 등에 힘입어 당분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의 대외 취약성은 크지 않고 장기외채 급증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4.3%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북한으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위험, 자본 및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향후 순채무국 전환 가능성, 기업 부문의 지배구조 및 투명성 개선 지연 등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가와 이사는 또 우리 경제의 관건이 경상수지 적자 고착화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여러 정책 변화가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외국인투자가가 한국을 떠나는 시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다른 아시아 국가는 원유와 물가만 잡으면 되지만 한국의 경우 더욱 복잡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느냐, 적자나 흑자로 돌아서느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