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이버나이프, 다빈치 등 공상영화에서나 본 듯한 로봇치료기가 국내 병원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로봇치료기를 제품화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지만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로봇치료기가 실용화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로봇이란 말은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펙이 자신의 연극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일을 하다’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진정한 의미의 로봇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외부 환경을 인식 할 수 있는 센서, 둘째, 이러한 센서에서 받은 정보를 분석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연산장치, 셋째, 이러한 명령을 받아서 수행할 수 있는 기계적 장치와 함께 실제 작업 수행이다. 이러한 로봇의 세 조건을 다 갖춘 획기적 장비라는 4세대 사이버나이프를 살펴보자. 환자의 호흡마저 따라다니는 추적영상장치가 스스로 암 부위를 촬영해 연산장치에 보낸다. 이렇게 암의 위치를 정확히 계산해서 조준한 뒤 로봇 팔을 작동시킨다. 마지막으로 방사선이 자동 발사돼 암세포를 없애버린다. 사이버나이프 로봇 치료는 사람으로 인한 실수가 없어 오차 발생이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치료 효과는 증대되고 의료사고는 감소한다. 입원 후 한 달 이상 걸리던 치료기간도 이제는 입원할 필요없이 외래에서 단 하루, 그것도 한 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기존 암 치료는 치료기간이 길고 힘들어 환자들이 그 과정 자체를 죽기보다 싫어하고, 노약자의 경우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고통 없이, 매우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미래 의료의 많은 부분은 지금까지 발전해온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로봇과 컴퓨터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환자가 서지 않는다면 그저 단순한 생명연장 기술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의학(醫學), 의술(醫術), 의덕(醫德)이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 차가운 로봇의 발전으로 눈에 보이는 병의 치료만이 아닌, 환자 마음의 고통까지 낫게 하는 전인적 치유라는 의사들의 따뜻한 역할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