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중소형주 투자 늘려

작년 대형주 줄이고 시총100위이하 2배확대<br>올해도 SKC·풍산·효성등 47개종목 순매수



주로 대형주에만 투자하던 연기금의 주식투자 행태가 바뀌고 있다. 국민연금 등 3대 연금의 주식투자규모가 내년 12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투자비중이 늘어나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절대수익률을 내려면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는 목표달성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도 시가총액 규모에 상관없이 성장성 높은 중형주, 심지어 소형주까지 발굴하며 투자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 등을 통해 ‘최근 3년간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0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4년 연기금은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을 사들이는 데 썼다. 1조1,664억원으로 삼성전자, 국민은행, 한국전력 등 20위 가운데 16개 대형주를 사들였고 8,000여억원을 21~100위의 준대형주ㆍ중형주에만 투자했다. 시총 100위 이하 투자규모는 36종목, 2,12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시총 상위20위 가운데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은 전부 팔아치웠고, 하이닉스 등 7개 종목만 순매수했다. 대신 연기금은 성장주 투자에 집중, 무려 5,426억원을 들여 시총 100위권 이하 중소형주 67개를 사들였다. 대한전선(652억원), CJCGV(490억원), LG생명과학(297억원), 한솔제지(285억원)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었다. 이 같은 주식투자 성향은 작년에 비해 지지부진한 상승세를 보이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 초부터 이 달 10일까지 연기금은 4,725억원으로 시총 100위권 이하 47개 종목을 순매수했다. SKC(406억원), 풍산(392억원), 효성(227억원), STX엔진(215억원)등이 연기금이 손댄 종목들이다. 우량 중형주에 대한 연기금의 관심은 기금투자를 관할하는 일선 투자전략팀의 활동에서도 감지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 리서치센터팀은 국내 6~7개 증권사를 직접 찾아 다니며 “3~5년 이후를 기대할만한 투자 종목들을 발굴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사들의 추천주 기한이 대개 6개월에서 1년에 그치다 보니 연기금이 장기투자로 수익률을 높일 종목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우량 중형주를 찾는 연기금의 투자 행태 변화는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순히 증시 수급기반을 넓혀주는 차원을 넘어서 성장성이 높은 우량주에 대한 발굴과 재평가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편입하다 보니 일부 종목의 등락에 따라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취약한 국내 증시의 체질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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