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은 3년만에「리딩뱅크」견인 인정/산은 정지태행장 3연임 배경

13일 열린 상업은행의 비상임이사회에서 현 정지태 행장이 은행장 후보로 선임됨에 따라 정행장의 3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정행장은 은행감독원의 자격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큰 무리없이 3연임 은행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이로써 정행장은 비상임이사제도가 예외조항없이 적용되는 선발 대형 시중은행중 최초의 3연임 행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행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93년 1월 취임이후 한양부도 등으로 위기에 빠진 상업은행을 3년만에 선두은행으로 끌어올렸기 때문. 당시 상업은행은 업무이익·당기순이익 최하위, 부실여신 최대, 무배당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주)한양을 주택공사에 성공적으로 3자인수시키고 상업증권을 제일은행에 「좋은 값」으로 매각시키는 등 자구노력에 최선을 다해 짧은 시간안에 선두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상업은행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선발시은중 당기순이익 2위, 부실여신은 최소. 특히 한보그룹에 물린 여신이 거의 없어 금년에는 선두탈환이 유력하다. 금융자율화의 핵심으로 은행인사 자율화가 강조되면서 감독당국의 「창구지도」가 사라진데다 한보사태로 정치권의 입김이 줄어든 것도 3연임에 호조건으로 작용했다. 정행장은 39년 경북 칠곡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지난 63년 12월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동경사무소 부소장, 인사부장, 남대문지점장, 심사1부장, 이사를 거쳐 지난 93년1월 가짜 CD사건으로 당시 은행장과 전무가 모두 물러남에 따라 수석상무에서 바로 은행장으로 승진했다.<안의식> ◎산은 비상임이사회 스케치/예정보다 길어져 한때 ‘3연임불가’ 설/경영상태 등 꼼꼼히 챙겨 「거수기」역 거부/실적저조­한보연루 타은행들 바짝 긴장 비상임이사회 제도가 예외조항없이 모두 적용되는 은행으로는 상업은행이 최초로 13일 비상임이사회를 개최했다. 상업은행의 비상임이사들은 당초 예상대로 정지태 행장, 김헌길 수석상무를 각각 은행장과 감사후보로 선임하면서도 은행의 경영실적, 회의 소집과정, 회의절차 등에 있어 까다로운 태도를 보여 회의시간이 2시간30분간 이어지는 등 단지 「거수기」가 아님을 강조하려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시간이 당초 기대보다 길어짐에 따라 한때 정행장의 3연임이 불가한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본점 4층 은행장실 옆방에 위치한 회의실 주변이 긴장. 당초에는 은행장, 감사후보 선임 등 회의안건이 간단하고 각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한 이견도 별로 없는 상태여서 상오 9시30분에 시작한 회의가 1시간이 못돼서 끝날 것으로 예상. 그러나 11시가 넘어서도 회의가 끝나지 않자 한때 「3연임 불가설」이 나도는 등 긴장. 회의에 배석했던 서원태 종합기획부장은 『이사들 사이의 상견례와 은행의 경영현황, 비상임이사제도 설명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비상임이사들도 너무 긴급하게 회의가 소집돼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점 등의 문제를 제기하느라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 ○…상오 11시50분 회의가 끝나자 비상임이사들은 정행장, 김수석 상무를 불러 소감을 청취. 정행장은 『부족한 사람을 다시 은행장으로 선출해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상업은행을 확고한 선도은행으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피력. ○…이날 상업은행의 비상임이사회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경영상태 등을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지자 다른 은행들이 바짝 긴장. 은행관계자들은 『비상임이사들 자신이 단지 「거수기」가 아님을 보이려는 노력이 회의시간 연장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은행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협조라는 제도도입의 취지상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해석. 이들은 『은행경영실적이 저조하거나 한보대출 등과 같이 대형사건에 연루된 은행과 은행장들은 비상임이사회에서 상당한 곤욕을 치를 것』으로 예상. 상업은행의 비상임이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견제기능을 최대한 살릴 것임을 시사.<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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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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