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25일] 대우건설 매각 핵심기준은 가격과 성장능력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동계 자베즈파트너스와 미국계인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국내 건설업의 간판기업 가운데 하나이자 시공능력 1위인 대우건설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가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매각에 성공하면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 인수 당시 내걸었던 풋백옵션 부담을 해결할 수 있어 그룹의 유동성 위기 타개와 함께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가 해소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들 컨소시엄과 오는 12월 중순까지 협상을 마무리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자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능한 한 높은 금액을 받는 것이다. 그래야 금호의 풋백옵션 해결이 가능해지고 인수자가 외국계 투자가인 데서 비롯된 국부유출 시비를 피할 수 있다. 금호가 복수의 우선협상자를 선택한 것은 컨소시엄 간 경쟁을 시켜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베즈는 주당 2만~2만2,000원, TR컨소시엄은 1만9,0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두 곳 모두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금호 측 판단이다. 매각가격 못지않게 비중을 둬야 할 또 하나의 핵심요소는 인수 후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을 지속해나갈 능력이 있느냐 여부다. 이런 면에서 보면 주로 투자차익을 겨냥하는 재무적 투자자보다는 지속경영에 나설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자로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TR아메리카에는 세계 5위 건설업체인 미국 티시먼건설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전략적 투자자의 성격을 띠고 있고 자베즈는 사모펀드다. 그렇다고 어느 쪽이 일방적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베즈에는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세계 최대 건설시장인 중동지역에서의 대우건설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굵직한 인수합병치고 뒷말이 나오지 않은 적이 드물었고 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부작용이 초래되기도 했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협상을 통해 대우건설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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