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공짜 점심은 없다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은 3조유로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의 막대한 자금과 유럽권 정부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이 결합된다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채무 위기는 달콤하고 고통 없이 끝날 수도 있다. 이는 유혹적인 방안으로 보이지만 신기루와 마찬가지다. 브릭스 국가들은 유럽 문제가 국경을 넘어 자신들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로존의 위기는 이들 국가의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브릭스 국가들을 자극했다. 특히 중국은 유로존의 위기 해결을 돕기 위해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유로존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유럽 국가들에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반드시 유럽 국가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브라질은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브릭스 국가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유로존 국채매입 확대를 통한 유로존 지원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계획은 잠재적으로 분명한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브릭스 국가들은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서쪽에서 동쪽과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다. 중국은 지난 1999년 유로존 출범 당시부터 유로화를 장기적으로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로 여겨왔다. 지금까지 중국은 미국 국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채무만기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미 정치권의 갈등은 중국으로 하여금 미 국채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상황들은 중국이 유럽국채를 사들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적인 관점에서도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공짜 점심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도 이를 기대할 권리가 없다. 원자바오 총리는 14일 중국 랴오닝성 다렌에서 열린 2011 하계다보스포럼(WEF)에서 "유럽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야 하며 부채 문제 해결과 경제 개혁을 위해 힘을 합쳐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무작정 유럽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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