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빗나간 보고서'로 곤혹스런 증권사들

美·中·유럽발 악재 불구 지난주 낙관적 전망 내놓다 주가 급락하자 크게 당황<br>뒤늦게 긴급회의 소집한뒤 "신중판단 필요" 뒷북 의견


증권사들이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있는 증시 상황에 크게 당황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주 최근 불거진 중국ㆍ미국의 동반 악재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특히 심각한 재정적자에 따른 국가부도 우려 등 유럽발 신규 악재에도 낙관적으로 대응하다가 예상외로 주말에 주가가 급락하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많은 증권사들이 미국 및 중국ㆍ유럽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꾸준히 제시했다.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 보고서는 지난주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시장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장밋빛으로 가득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오전 공개된 보고서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급상황과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주가흐름에 무게를 두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도 개장 전에 낸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가 1,600선에서 지지되며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ㆍ중국ㆍ유럽 등으로부터의 대외 악재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회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도 한발 앞서 4일 "중국 긴축 우려와 유럽 재정악화 등의 악재가 주가에 이미 모두 반영돼있다"고 분석한 데 이어 5일에도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그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5일 예상과 달리 대외 변수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급랭시켜 시간이 갈수록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각 증권사들도 적잖이 당황해 하고 있다. 특히 유럽발 악재가 결정타가 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증시가 그동안 유지해온 낙관적인 전망에 비해 너무 많이 떨어지자 장 마감 후 애널리스트들끼리 긴급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대외 변수가 안갯속에 있는 만큼 향후 전개될 증시상황에 대해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는 전언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해외 악재의 영향력을 분명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 예상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보다 방어적인 전략을 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기 고점 논란과 맞물려 시장상황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크게 악화됐다"며 "주식시장이 유럽발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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