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망벤처기업을 키운다”(벤처기업)

◎고주가 벤처기업 등장따라 창투사 급증/투자전략 차별화로 유망기업 발굴 경쟁/한국기술투자­기술진·진취적 사업가 우선/무한기술투자­첨단·표준화기술 보유 원칙/장은창업투자­보수적 투자전략 기조 유지/보광창업투자­영업·마케팅·특허문제 지원/동양창업투자­경영자 인성·사업의지에 비중/일신창업투자­단순 조직·빠른의사결정 승부/한국벤처금융­투자분야·주식비중 확대 주력/LG창업투자­첨단 성장산업 초기집중투자서울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벤처열풍이 불어닥친 지난해 이후 벤처캐피털회사들은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벤처캐피털회사들은 얼마전까지만해도 벤처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나 전환사채매입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코스닥등록 후 또는 증권거래소상장 후 10만원대이상의 높은 주가를 형성하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유망벤처기업발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원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옥과 같은 벤처기업을 찾아라」 신기술사업금융회사나 창업투자회사들에 떨어진 명령1호는 유망 벤처기업들을 발굴하는 일이다.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것은 벤처캐피털회사에 있어 금맥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 특히 여건상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들에 비해 무기를 덜 갖고 있는 창업투자회사(창투사)들의 유망 벤처기업찾기 경쟁은 치열하다. 창투사수가 급증한 영향으로 이 경쟁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이들에게선 되도록 실패율을 줄이고 남들보다 먼저 유망벤처기업을 발굴해 고수익을 올려야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느낄 수 있다. 잘못 찍으면 패가망신이고 잘 찍으면 돈벼락이다. 또 유망기업을 키운다는 보람도 크다. 창투사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차별화된 투자전략으로 무장하고 있다. 국내 간판 창투사인 한국기술투자(대표 서갑수)의 투자전략은 유능한 기술진과 기술력을 갖추고 진취적인 사업가가 이끄는 기업에 우선 투자한다는 것이다. 투자에 들어간 회사들 중에서도 성장속도가 빠르고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을 재선정해 2, 3차 추가 투융자를 함으로써 실패에 따른 손실보다 성공했을 경우의 투자과실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기술투자는 총 1백8개(지난해말기준)에 투자해 70%정도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메디슨, 경인양행, 영풍제지, 퀵턴, 두인전자, 한글과 컴퓨터, 카스, 큐닉스컴퓨터, 경덕전자, 터보테크, 하림, 핸디소프트, 부일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기인시스템 등은 한국기술투자가 투자한 대표적 벤처기업들이다. 서갑수 사장은 『투자에서 끝나면 안된다. 토털서비스를 해줘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사장은 유망벤처기업 발굴을 위해 엔지니어 8명, MBA 5명, CPA 2명, 변호사 2명 등 전문가들을 포진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벤처기업들이 모여 설립한 무한기술투자(대표 이인규)는 첨단요소기술 및 표준화근접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독자시장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회사에 집중투자한다는 3가지 투자원칙을 축으로 세워놓고 있다. 무한기술투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테마형 벤처투자조합결성에 나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무한기술투자는 이와함께 기업체 임원급은 물론 사업가, 교수, 공인회계사, 금융기관 임직원 등 50여명으로 구성된 엔젤클럽을 결성하는 등 쉬지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자금을 주식투자나 전환사채인수 등 1백% 투자에만 운용하는 것도 다른 창투사들의 전략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무한기술투자는 메디다스, 비트컴퓨터, 웹인터내셔널, 건인 등에 투자해 놓고 있다. 장은창업투자(대표 유만조)도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벤처기업 주식이나 전환사채에 투자하고 있다. 미래산업, 콤텍시스템, 서울시스템, 경덕전자, 그린엠, 정일ENC 등을 발굴해 키운 것으로 유명한 장은창업투자는 전통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은창업투자는 보수적인 투자전략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가능성이 특히 높은 벤처기업주식은 프리미엄을 상당히 높여 사들이거나 그렇지 않은 주식은 액면가에 가깝게 사들이는 두 가지 전략을 탄력있게 운영하고 있다. 한림창업투자(대표 오정현) 역시 전통적 투자전략으로 내실을 다지는 창투사다. 내실위주의 질적 성장으로 지난88년 설립된 이래 두자리 수의 납입자본이익률을 이어오고 있다. 씨티아이반도체와 가산전자, 퓨처시스템을 발굴한 보광창업투자는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영업 및 마케팅지원, 특허문제해결 등 종합지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동양창업투자(배인탁)의 투자전략은 특이하다. 두인전자, 그림전자, 우리기술, 파이오니아메탈 등 유망벤처기업에 투자한 동양창업투자는 기술력보다는 경영자의 인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투자대상기업을 선택한다. 『기술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술력과 경력에 지나치게 매달리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영자의 윤리, 도덕성과 사업의지가 벤처기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동양창업투자 관계자들은 모두 벤처기업 경영자의 인성을 따져본다. 일신창업투자(대표 고정석)은 단순한 조직구조와 빠른 의사결정으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투자부문은 크게 첨단정보통신, 영상미디어, 유통 등 세분야로 구분했다. 고정석 사장은 『에이텍, 레인보우비전, 터보테크, 건인, 황금에스티, 지오다노코리아, 파란엘림, 탑코, 바디숍 등이 투자업체들』이라고 소개했다. 일신창투는 또 은행나무침대, 피아노맨, 본투킬, 체인지 등 영화제작에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국벤처금융(대표 조문제)도 투자분야를 다양화하고 주식투자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할 예정. 김달제 부사장은 『정보통신분야 뿐만아니라 기계 부품 소재, 생명공학분야의 벤처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하고 해외투자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12월 신성이엔지, 디아이 등 반도체장비업체들이 모여 설립한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은 주주관련업체들을 적극 활용해 투자대상업체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장비, 소프트웨어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지금까지 다안전자, 일산일렉콤, 쓰리소프트 등에 40억원을 투자했다. LG창업투자(대표 김영준)는 포트폴리오를 정보통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분야 등 첨단 성장산업에 집중하고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또 국제화와 고객만족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LG창투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빠르게 갖추기 위해 투자회사에 대한 스톡옵션제도, 연봉제, 파인더스 피 등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투사들이 벤처기업 발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벤처캐피털 본연의 임무인 자본금출자(주식인수)를 크게 늘려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하고 『벤처기업들은 그만큼 돈줄이 넉넉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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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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