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확실성 심화… 안전자산 선호심리 더 커져

■ PIGS 재정위기<br>금속등 원자재가 급락<br>달러화는 연일 급등세<br>'달러캐리' 청산 우려로 주가 추가하락 가능성



유럽에서 촉발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심화되는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키우고 외환ㆍ주식ㆍ상품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관련 국의 대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개방수준이 높은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증시가 위험자산 이탈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원자재 급락, 달러화 초강세=이번 사태가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크게 키웠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반면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달러화는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 관련 선물지수인 CRB지수는 지난 1월6일 293.75포인트로 단기고점을 찍은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4일 종가는 263.67포인트로 지난해 10월9일(262.55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CRB지수 구성종목은 에너지부문 비중이 40% 수준으로 가장 높고 비철금속, 곡물이 각각 13%씩 차지한다. 이에 반해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초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9.9원에 거래를 마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1,177원까지 뛰었지만 오후 들어 유입된 달러매도에 상승폭을 줄였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중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금 가격이 급락할 정도로 상품시장과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 계속될 것=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긴축우려 고조 등으로 가뜩이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가 부도 가능성이란 대형 악재가 터진 만큼 투자심리 위축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영국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재정적자 문제를 고려해 2,00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글로벌 긴축기조가 공고해 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터진 국가채무 위기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점차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달러화 강세는 달러 캐리트레이드 청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의 추가적인 약세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ㆍ중국ㆍ유럽 등 각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외환시장을 강타하고 있다"며 "'유로약세ㆍ달러강세ㆍ엔강세' 현상은 달러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중한 접근 필요=이에 따라 투자자들로서는 당분간 시장에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조기진화 실패로 글로벌 증시가 재차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선진증시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던 이머징증시와 원자재시장의 추가적인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자재 중에서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안전자산의 가치도 시장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물 금 가격은 지난 5일 온스 당 1,052.80달러에 마감, 한 주간 1.9% 가량 떨어졌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강도 높게 진행됐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상반기까지 증시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또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해지는 추세여서 증시에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그 강도가 미약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내 주식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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