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금리 후순위채·하이브리드채 투자해볼까

농협·신한은행 등 연 5%대 후반 상품 판매 잇달아<br>저축은행들은 연 최고 8.5% 후순위채 발행나서<br>"만기·채무변제 순위등 리스크 꼼꼼히 따져봐야"



은행권이 잇달아 연 5% 대 후반의 고금리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 채권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이 이 상품을 내놓은 것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금리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도 연이어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다. 고금리 채권은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이자 소득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단,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는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길고 후순위채의 경우 채무변제 순위가 뒤로 밀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은행권 고금리 채권 판매 잇달아=농협은 지난 21일부터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만기는 6년이며, 3개월마다 이자를 받는 방식과 만기 때 원리금을 한 번에 받는 형식이 있다. 금리는 연 5.90%이고, 원리금을 나중에 받을 경우에는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기 때문에 금리는 연 6.03%에 달한다. 최소 1,000만원 이상 100만원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며 전국의 농협중앙회 영업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6월 초와 말에 각각 7,000억원과 3,000억원 등 총 1조원 상당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 5% 대 후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기는 30년이며 5년 후 은행이 되사는 조건(콜옵션)으로 판매된다. 만기는 30년이지만 은행들은 5년 뒤에 하이브리드 채권을 되사가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동성 문제를 겪었던 은행들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지만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채권은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은행 입장으로서는 부담이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확정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증권처럼 상환 의무가 없고 매매가 가능한 복합 증권이다. 이밖에 한국씨티은행과 수협 등이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은 3,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금리와 명확한 발행시점을 놓고 내부의견을 조율 중이다. 수협도 후순위채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수협의 경우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되면 금리가 연 6%를 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6월 중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국민은행이 연 5.7%의 금리를 제공하는 후순위채 1조원을, SC제일은행이 연 7.05%의 후순위채 3,000억원을 판매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느낀 은행들이 잇달아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며 “만기와 금리 등을 따져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연 8% 대 후순위채 발행=경기저축은행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11개 영업점 및 교보증권 영업점에서 후순위채권 청약을 받는다. 금리는 연 8.5%이며 발행금액은 150억원이다. 만기는 5년3개월이며,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경기저축은행은 4월 말 현재 BIS 비율이 14.8%,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9%로 우량 저축은행을 뜻하는 ‘8ㆍ8클럽’이다. ‘8ㆍ8클럽’이란 BIS 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미만인 곳을 의미한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서만 부산ㆍ한국ㆍ현대스위스 등 총 5개 저축은행에서 1,612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유상증자에 부담을 느끼는 곳이 많아 사실상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은 추가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 등 리스크 꼼꼼히 따져야=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 채권의 강점은 고금리에 있지만 이에 따른 제약도 많다. 실제로 현재 은행들이 발행하고 있는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 채권 금리는 연 5% 후반 수준으로 은행 정기예금이 연 3%대 초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연 5.0% 안팎이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채권은 만기가 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향후 금리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투자를 한 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금이 아닌 채권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도 되지 않는다. 특히 후순위채의 경우 채무변제가 순위가 가장 뒤로 밀리기 때문에 해당 금융기관 파산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제약 조건 때문에 후순위채 등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 채권 등은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분산투자를 한다면 투자해 볼만하다”며 “앞으로의 금리 전망 등을 잘 살핀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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