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테마주 기승과 정보의 빈곤

박현욱 <증권부 기자>

“줄기세포 테마주 말인가요. 물론 코스닥시장에서 과대평가된 부분이 많지만 이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일부 바이오 관련 종목들이 실적과 상관없이 테마 열기에 편승하고 있다며 시장과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애널리스트는 기자에게 한마디 더 덧붙였다. “주가가 과도하다고 인용해 기사를 쓰게 되면 증권사와 제 이름은 빼주세요. 항의전화에 일을 할 수 없거든요.” 최근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이후 바이오 테마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매우 높다. 현재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에 ‘황우석 효과’를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는 증권사들의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일부 바이오(BT) 관련 주는 거래량 폭주 속에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 투자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관련 정보 수집에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에서 테마주와 관련한 정보를 얻기는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최근 1년 동안 증권사들의 바이오테마주와 관련된 종목분석 리포트는 기껏해야 4~5건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의 분석 대상에 포함된 코스닥종목 자체도 많지 않다.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조차 “정보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정작 ‘옥석’을 가리기 위해 기업 분석의 장을 마련하려 해도 증권가에서 전문가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닥시장을 미국의 나스닥처럼 제대로 된 시장으로 키우려면 증권사는 물론이고 증권선물거래소 등 유관기관도 나서 투자정보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전문 분석가들이 외면할수록 ‘바이오’라는 간판만 내걸고 테마주에 편승하는 데만 ‘관심’을 두는 기업들에 시장이 휘둘리고 결국 애꿎은 소액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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