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崔대표 “불법자금 이회창씨가 책임져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7일 최근 당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내몰린 것과 관련, 이회창 전 총재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최 대표는 위기의 원인은 불법대선자금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 이 전 총재를 비롯한 과거 부패정치세력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당 위기 수습책과 관련, 총선 불출마 등 자신의 거취나 당 개혁방안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아 당의 총체적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이 전 총재 등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당 안팎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최 대표는 이날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재작년 치러진 대선과 관련한 불법자금모금에서 비롯됐다”면서 “이른바 차떼기로 질타받고 있는 대선불법자금문제가 터지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지지가 급격히 하락했고, 총선을 두 달 앞둔 현 시점까지도 당이 그 질곡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대표는 “누가 보더라도 대선 불법자금의 중심에는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 전 총재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 전 총재가 사전에 알았다거나 몰랐다거나 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그것이 국민의 상식”이라며 이 전 총재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는 대선자금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본인이 가겠다고 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깊이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이 전 총재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최 대표는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결의안 가결과 관련,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서 의원도 지금 이 순간 국민의 분노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모종의 조치를 촉구했다. 최 대표는 당의 자산 매각을 통한 불법대선자금변제 ▲흔들림없는 `공천혁명` 추진 ▲3월초 제2창당 수준의 당 개혁을 통한 `뉴 한나라당`의 면모 제시 등을 약속했다. 최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공천심사위에 총선승리를 위해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으며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최 대표의 토론회 내용과 관련, 최 대표의 자기희생을 요구했던 소장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2단계 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고, 이회창 전 총재측은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이어서 당내홍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대표의 자기희생 결단을 찾아보기 힘들어 걱정스럽다”고 밝혔고 박 진 의원도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자기개혁과 희생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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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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