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9일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불구속 방침이 알려지자 안도하면서 그동안 실추됐던 이미지 회복과 투명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불구속 방침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고있지만 않지만 일단 구속을 면한 데 대해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박 전 회장이 이미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그의 구속 여부가 당장 그룹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긴 하지만 불구속이 지닌 상징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룹측은 그룹 부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계열사인 ㈜두산 부회장과 두산 인프라코어 부회장직을 보유하고 있는 박용만 전 그룹 부회장 등 나머지 계열사 임원진도구속을 면해 경영활동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측은 총수 일가에 대한 구속 여부가 가려진만큼 과거의 잘못을 털어내는 한편 지난 7월말 이후 100일 넘게 지속돼온 이른바 `두산사태'를 정리하고 그룹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은 지난 4일 박용성 전 회장의 사임과 동시에 유병택 ㈜두산 부회장을 주축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 투명경영과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비상경영위 멤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6개 계열사의 사장들이 모두 참여하기보다는 두산중공업,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의 사장단만 참여해 10명 이내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10일 비상경영위의 멤버와 함께 구체적 운영방안 등이 발표될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측은 아직까지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방향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사외이사 강화 및 오너권한 축소, 계열사의 독립경영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순환출자를 통한 박씨 일가의 그룹 지배구조에 대해 근본적으로 손을 댈수 있을 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두산그룹은 두산산업개발→㈜두산→두산중공업 등 3개사가 순환출자 형태로 묶여있고 이중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을 소유하는 지배구조다.
두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에서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연구할 것으로 알지만 결과물을 내놓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에서는 박 전 회장의 불구속 방침으로 두산그룹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총수 일가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이 알려지자 유가증권 시장에서 두산그룹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여 기대감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