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T업체들도 '희망의 빛'

HP·루슨트등 일제히 주가 상승미 경제의 장기성장을 주도한 반면 경기침체의 단초도 되며 실적 악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컴퓨터, 반도체, 통신장비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에게도 희망의 빛은 비추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및 휴렛-패커드의 실적이 월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고 루슨트 등 통신장비 업체들도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실적 추락의 터널 속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전망한 가운데 이뤄진 과잉투자 문제가 해소되고 있지 못하다면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과잉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 컴퓨터는 17일 3ㆍ4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라이벌 업체인 휴렛-패커드의 주당 순이익이 역시 전문가 전망치를 뛰어 넘어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던 이들 업체의 구조조정 성과가 본격화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채권단에 50억달러를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출했던 통신장비 업체 루슨트는 최근 중소형 사업부문 매각으로 27억달러를 마련한 데 이어 지난 17일 핵심사업인 광섬유 부문을 팔아 21억달러의 현금을 조달,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정보 기술 업체의 구조조정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한 지난 10월 정보기술 기업의 주가는 17%나 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잉공급 문제가 심각한 이 분야 기업이 본격적인 실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컴퓨터 등 IT 제품에 대한 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이어서 신규수요보다는 기존 제품을 교환하는 대체수요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고, 따라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90년대 후반과 같은 급격한 수요증가는 기대하기 힘들 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굴뚝기업의 업무효율화를 위한 투자가 본격화돼야만 정보기술 제품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이들 업체들이 다른 분야 기업들보다 실적 회복 속도가 앞설 수 없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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