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외국인들의 매집에 힘입어 증권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타면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서만 2%이상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40%까지 높였다.
이에대해 증권가에서는 저평가, 실적호전 등을 기대한 매입이라는 분석과 중장기적으로 M&A겨냥한 매수세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주식시장에서 대신증권의 주가는 전일대비 2,000원(9.22%) 상승한 2만3,7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3일 연속 상승세이며 이기간 19.69% 급등했다. 전일 68만주를 매입했던 외국인들은 이날도 130만주가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급등세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등 활발한 은행권 M&A, 자본시장 통합법 제정 등을 앞두고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대신증권을 비롯 서울, 동양종금, 한양, 신영증권 5~6곳이 유력한 인수합병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상태이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거나 물밑에서 매각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최대주주인 양홍석씨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6.13%로 낮은데 비해 온라인 거래, 리테일 영업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양씨 등은 지난달말에도 9만여주를 처분하기도 했다.
김원열 NH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인수합병이 끝나면 국민은행 등이 비은행 즉 증권산 인수 등에 나설 수 있다”며 “이 경우 증권사M&A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대신증권은 유력검토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M&A설은 최근 수년간 해마다 한번씩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지난 2002년 외국계 펀드인 JF 에셋매니지먼트가 최대주주가 된 적이 있었고, 2003년에도 대신증권 지분 보유한 대신생명을 녹십자가 인수하면서 한바탕 M&A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재 대신증권측은 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M&A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외에도 일본 스팍스에셋 매니지먼트(4.31%), 신우리사주조합(4.43%) 자사주(6.13%)와 대신운용의 2대주주인 스미토모생명(2.77%) 등 총 30%에 육박하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외국인의 매수는 M&A보다 저평가에 따른 매수세 유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에 불과, 삼성증권 2.1배, 대우증권 2.0배, 우리투자증권 1.7배 등 주요 증권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저평가와 실적호전이 맞물리면서 그동안 타이밍을 잡던 외국인들이 일시에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