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비시장 "더 이상 갈곳이 없다"

실적 악화·시장포화로 대기업도 직접 투자대상서 제외 움직임<br>가격경쟁등으로 적자전환·부도설까지


내비시장 "더 이상 갈곳이 없다" 실적 악화·시장포화로 대기업도 직접 투자대상서 제외 움직임가격경쟁등으로 적자전환·부도설까지 황정원 기자 garden@sed.co.kr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연 200만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관련 업체들은 상당수 실적부진을 기록하며 시장 자체가 실속은 없이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내비시장에 잠시 눈길을 줬던 대기업들은 직접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일정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도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중견 기업들 중에는 팅크웨어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체들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떨어지거나 적자전환을 기록했으며, PMP시장 1위인 디지털큐브는 최근 적자전환과 함께 주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대기업들도 내비게이션 시장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눈치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하는 와이브로 단말기(와이브로 커뮤니케이터)를 선보이면서 내비게이션 시장 진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즉 길안내를 받으려면 별도로 엠엔소프트의 지도 소프트웨어 맵피를 구입해야 하므로 내비게이션이 부가 기능이라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디지털지도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자체 개발한 ‘3D리얼맵’을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지도 솔루션 사업팀을 해체 시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결국 외부에서 지도를 공급 받는 방식을 택하면서 내비게이션의 핵심인 디지털지도 사업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LG전자도 국내 개인용(B2C)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제품을 단종시켰으며, 해외에 수출되는 차량에 탑재되는 모델만 일부 공급중이다. SK에너지도 지도 소프트웨어 매출 확대 보다는 내비게이션을 주유소 사업과 연계하는 데 관심이 높다. SK에너지의 엔나비는 시장에 진입한지 1년 가까이 됐지만 팅크웨어의 아이나비와 엠엔소프트의 맵피 등에 밀려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SK에너지는 이달 말부터 SK주유소에서 블루투스를 통해 주변정보와 지도 업데이트를 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체 누적보급대수가 400만대로 국내 자동차의 약 1/4에 장착되면서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둡게 나타나고 있다. 내비게이션 교체주기는 3~4년으로 타 제품에 비해 길어 점차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더욱이 내비게이션은 내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이 높은 것도 부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톰톰, 가민, 미오, 나브텍, 텔레아틀라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해있어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중견기업으로서는 제품을 내밀기 쉽지 않다. 또한 수출용 지도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므로 수익성을 높이기가 어려운 측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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