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대기업, M&A용 실탄 5조엔 비축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위해 별도로 쌓아놓은 실탄이 5조엔(65조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 동안 보수적인 경영으로 일관해 온 일본 기업들이 그 동안 비축해 둔 막대한 현금을 꺼내 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기업 쇼핑에 나설 채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M&A 용도 자금의 금액을 명시한 일본의 대기업이 26개에 달하며, 이들 기업이 준비한 자금 총액은 약 5조엔 규모로 집계됐다고 6일 보도했다. 이는 설비투자나 연구개발비와 별도로 마련된 것으로, 의료ㆍ환경 등 성장분야에 대한 진출과 신흥국가로의 진출을 위해 쓰이게 될 자금이다. 도시바의 경우 2012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3월부터 2년 동안 7,000억엔를 투자할 계획이며, 아시히그룹은 작년 12월부터 2015년 말까지 5년 동안의 세 확장을 위해 준비한 자금이 8,000억엔에 달한다. 아시히 그룹은 최근 호주와 네덜란드의 음료업체를 인수하는 등 이미 공격적인 M&A 행보로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특히 도시바와 아사히카세이 등 8개 기업은 지난 3월의 대지진 이후에 M&A용도 자금을 책정, 대지진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8개사가 대지진 이후 M&A 용도로 설정한 자금은 총 1조4,500억엔에 달한다. 단순한 기업인수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서 벗어나 의료ㆍ환경ㆍ에너지 등 신사업분야 진출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도 적지 않다. 후지필름홀딩스는 항암제 등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서의 M&A를 노리고 1,500억~3,000억엔을 비축해 뒀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M&A를 준비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 격화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여기에 대지진 이후의 여건 변화로 기업 인수 의욕이 한층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기업들의 합종연횡 와중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5년간의 소극적인 투자 때문에 현금보유는 어느 때보다 많다. 자기자본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하는 아사히카세이의 경우 지난 5년간의 M&A 실적이 300억엔에 그쳤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준비한 M&A 자금은 무려 4,500억엔에 달한다. 금융 정보업체인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주도한 M&A 건수는 지난 2005년 2,050건까지 치솟은 이후 지난해 1,697건으로 줄었으며, 지난 3월 말 현재 상장기업들이 쌓아 둔 자금은 사상 최대 규모인 69조엔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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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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