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5주 전 27세의 젊은 미국 골퍼는 지옥을 경험했다. 션 오헤어(미국)에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은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었다. 오헤어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2위 타이거 우즈에 5타를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15번홀까지 버디1개, 보기3개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그 사이 우즈는 1타 차로 턱 밑까지 쫓아오더니 결국 16번홀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우즈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 공동 1위로 마주친 운명의 18번홀. 오헤어는 12미터 버디 퍼트를 놓치며 연장전을 기대했지만 우즈가 4.5m 버디 퍼트를 볼 한가운데로 떨어뜨리며 포효했다. 오헤어는 5타 차를 극복한 우즈의 역전 우승에 희생양으로 기록됐다.
트라우마는 오래가지 않았다. 오헤어는 5주 전 역전패의 악몽을 이겨내고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 웃었다.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오헤어는 3타를 줄이며 11언더파 277타로 버바 왓슨, 루카스 글로버(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오헤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20대 기수로 존재감을 알리게 됐다. 오헤어는 “5주 전 5타 차 역전패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게 돼 기쁘다”며 “역전패를 당한 뒤 팽팽한 승부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헤어는 이날 경기에서 16번홀(파4)까지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여유롭게 앞서나가다 17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1타를 잃으며 불안하게 경기를 끝냈다. 연장전을 예상하며 연습그린으로 이동했지만 승부처에서 추격자들이 무너져버렸다. 맹추격을 하던 2위 글로버가 17번홀에서 1타를 잃은 뒤 18번홀에서 파에 그치며 끝내 뒤집기에 실패했다. 우즈 역시 이번 대회에서는 오헤어에게 공포를 주지 못했다. 우즈는 14번홀(파4) 7m 거리의 이글 기회를 날린 뒤 줄곧 파 행진을 하며 격차를 줄이지 못해 4위(9언더파 279타)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 불참한 우즈와 진검 승부를 펼치려 했던 ‘디펜딩 챔피언’ 앤서니 김(24ㆍ나이키골프)은 공동 47위(이븐파 288타)로 부진했다.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이 이날 5타를 줄이며 8언더파 280타로 공동 5위에 올랐고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이 버디 5개를 보기 5개로 맞바꾸며 공동 11위(7언더파 281타)에 자리했다.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컷을 통과해 공동 38위(2언더파 286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