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 대표와의 '솔직토크'] 최정환 두우 대표변호사

"공짜 자문 해주다 연예계 마당발 됐죠"<br>유명 감독·배우·가수들과 친분… 일부는 술로 자문료 갚기도<br>영화·스포츠·음악·패션·게임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망 밝아… '남이 가지 않는 길' 개척할것



법무법인 두우의 최정환 대표변호사는 연예계 마당발로 통한다. 강재규ㆍ강우석 감독과는 영화 이야기부터 소소한 개인적인 일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가끔 소주도 한잔 하는 그런 사이다. 국민배우 안성기씨는 물론 박중훈ㆍ강수연ㆍ황신혜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배우들과도 친하다. 뿐만 아니라 가수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최고 반열의 가수 박진영과 김건모씨는 사석에서 최 대표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한다. 그의 연예게 인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과도 인연이 있을 정도다. 그는 “마이클 잭슨의 저택에서 숙식을 해결한 적도 있다”고 자랑했다. ◇연예계의 진짜 마당발=그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영화에 심취했다. 동국대 사범대 부속고등학교때는 로컬활동도 했다. 하루는 친구집에서 공부는 않고 기타치며 노래하는 걸 본 친구 아버지는 “이놈아, 음대 시험볼 거냐”며 야단을 맞은 적도 있다. 최 대표가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김앤장 근무 시절. 1980년대 후반 국내 분위기는 미국 영화수입을 놓고 한참 시끄러운 때였다. 당시 미국 UPI사가 외국 영화사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영화를 직배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앤장이 법률자문을 했다. 최 대표도 그때 일을 거들었다. 최 대표는 “당시 변호사들은 소위 돈이 되는 금융ㆍ증권ㆍ은행 관련 업무를 선호했지 영화에 관심을 보이는 변호사는 전무했다”며 “좋게 말하면 호기심, 나쁜 말로 하면 쓸데없는 관심 때문에 연예계 쪽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회고했다. 최 대표가 연예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최 대표는 당시만 해도 국내 영화시장이 구멍가게 수준에 머물러 제대로 된 자문료를 받지 못했다. 그는 단지 얼굴을 알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공짜자문도 많이 해줬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인사는 공짜자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술로 자문료를 갚기도 했다. 강재규ㆍ강우석 감독, 배우 안성기ㆍ박중훈ㆍ강수연ㆍ황신혜씨 등도 술자리에서 만나 친하게 됐다고 한다. ‘바닥시절’ 맺은 인연이 얼마나 끈끈한지,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서로 전화 연락하며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개척하다= 그는 ‘김앤장-> 미국 유학 -> 외국로펌 근무’ 등을 거쳐 2001년 자신만의 로펌을 열었다. 1994년 미국 뉴욕대 로스쿨에서 카피라이트, 아트로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법과목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로스쿨 졸업 후에는 미국 LA, 네덜란드, 일본 등 전세계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전문 로펌을 돌아다니며 경험도 쌓았다. 최 대표는 미 유학 당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UPI영화사 사내 변호사가 300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귀국한 최 대표는 김앤장에서 독립을 결심했다. 그 당시는 삼성ㆍLGㆍ대우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영화업계 진출을 시도하던 때라 시기도 적절했다. 김앤장 시절 영화전문 변호사라는 입소문을 밑천삼아 개업했다. 결과는 뜻밖의 대박이었다. 콜롬비아, 유니버셜, 소니뮤직, EMI 등 국내 진출을 타진하는 해외 메이저 영화사 및 음반사들이 모두 최 대표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최 대표의 독점적 시장이 됐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망 매우 밝다”= 두우의 사무실 분위기는 활기차 보였다. 연예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할까. 사무실마다 유명 화가의 그림이 걸려 있고, 럭셔리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최 대표는 “갤러리와도 일을 하다 보니 괜찮은 미술품들을 가끔 구입해 사무실에 걸어 놓은 게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며 웃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매우 밝다고 자신했다. 영화, 음반 시장이 성숙하면서 법률 자문의 필요적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도 호재다. 최 대표는 “최근에는 영화사나 매니지먼트사를 세우면 반드시 고문 변호사를 선정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언테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특화한 변호사들이 최근 들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외국계 회사와 1:1로 맞대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변호사는 많지 않다는 게 최 대표의 지적이다. 최 대표는 로스쿨 등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실력있는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들을 많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일정 시기가 되면 책도 낼 계획이라고 한다. 최 대표는 “엔터테인먼트하면 연예인 전문 변호사로 아는데, 이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스포츠, 미술품 경매, 프렝차이스, 패션비즈니스, 게임 등 개척할 분야는 사방에 널렸다”고 큰 목소리로 강조했다. ◇“부모님이 말리는 길을 가라” = 최 대표가 지금의 위치에 서기 까지는 부모님의 반대도 많았다. 부모님은 음악과 영화에 빠져 있는 최 대표가 늘 못마땅했다. 그러나 그는 늘 “후배들에게 항상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부모가 극구 말리는 길을 가보라고 권한다. 그게 바로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돌이켜 보면 내 몸안에 내재돼 있는 주체할 수 없는 끼도 한몫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요즘도 대학 동기동창, 선후배들과 함께 ‘레몬샤벳 싱어즈’라는 중창단을 결성해 바쁜 시간을 쪼개 틈만 나면 노래 삼매경에 빠져든다. 17일에는 중창단원 부모들을 초청해 모 호텔에서 공연도 열었다. 최 대표는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연예계 관계자가 대부분인 의뢰인들과 교감하는 데도 알 게 모르게 도움이 돼 일거양득”이라며 웃었다. ◇저작권 남소가 예술시장엔 독 될수도= 연예계 전문 변호사지만 최 대표가 백전백승하는 것은 아니다. 한때 화제가 됐던 밀랍인형 사건. 모 전시업체가 한류스타인 배용준의 얼굴을 본뜬 밀랍인형을 전시하려 하자, 배씨측이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이를 막은 것이다. 최 대표는 당시 업체측을 대리했지만, 2심까지 가서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 최 대표는 이 사례를 예로 들면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예술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밀랍인형 전시는 배용준씨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대량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건”이라며 지금까지 법원의 판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밀랍인형은 배용준이라는 시대의 아이콘을 이용한 예술 행위인데, 법원이 미처 거기까지 판단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지나친 저작권 보호는 아이러니하게 예술시장을 침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미국의 경우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를 형상화한 작품에 대해서는 초상권 침해로 보지 않는 게 판례”라며 “앞으로 초상권 침해와 예술 행위를 구별하는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법무법인 두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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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두우 청담 사무소는 국내 최초의 '연예인 전문 로펌'이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딴따라'로 취급되던 연예인들을 겨냥한 법률자문 서비스시장을 개척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선두주자다. 때문에 송사에 휘말린 연예인이라면 으레 두우를 찾을 정도로 연예계에서 확고한 지명도를 갖추고 있다. 가수 백지영과 탤런트 이태란의 섹스비디오 파문, 가수 싸이의 병역기피 의혹, 소속사와의 계약위반 시비에 시달린 박효신의 손해배상 소송, 음란물 판정을 받은 영화 '거짓말'의 형사소송 등 연예계의 굵직굵직한 송사를 도맡아 왔다. 두우의 뿌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다. 1994년 김앤장에서 독립한 젊은 변호사들이 율촌을 세웠고, 최정환 대표 등 부티크 펌을 표방하는 변호사들이 다시 율촌에서 나와 두우를 설립했다. 2000년부터는 단순한 연예인 변호에서 벗어나 매니지먼트사, 음반사, 방송사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문화산업 전문 로펌'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사건 가운데 연예인 관련업무는 10%에 머무르고 영화, 음반, 뮤지컬, 방송, 공연 등과 관련된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태원엔터테인먼트, 강제규 필름, MBC, 서울음반, JYP 같은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 뿐 아니라 미국의 블리자드, 베니건스 등 게임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에도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약력


▦1961년 강원 원주 출생
▦1980년 동국대사대부속고 졸업
▦198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
▦1989년 18기 사법연수원 수료
▦1990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석사)
▦1995년 미국 뉴욕대학교 법학과 석사,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1995년 미국 Morrison & Foerster 등 다수 외국계 법률사무소 근무
▦2001년 (현)법무법인 두우 청담사무소 대표
▦2003년 (현)한국상사중재원 중재인
▦2005년 (현)KOC 미디어위원회 위원
▦2006년 (현)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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