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증권 사장 인사 힘겨루기?

현대가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노정익(盧政翼)현대캐피탈 부사장을 현대증권 사장으로 내정한 것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15일 “노부사장이 현대증권 사장에 내정된 것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정몽구(鄭夢九) 정몽헌(鄭夢憲)회장간 암투가 작용했다는 루머가 유포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는 그룹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금융통인 노부사장을 전격 발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 주변에서는 소그룹 분할시대를 앞두고 무주공산 격이었던 금융부문을 차지하기 위한 두 회장간 싸움의 신호탄으로 보는 인사가 많다. 정몽구회장이 아직 후계구도가 정리되지 않은 금융부문을 차지하기 위해 이계안사장(자동차)사단 멤버였던 노부사장을 증권 사장으로 보내려 했다는 것이다. PR사업본부 관계자는 이날 “노정익부사장의 이동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으며 내정 단계에서 외부에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유럽 출장 중인 정몽헌회장은 이번 인사의 방향에 대해 알고 있다”며 “정회장이 귀국한 후 협의를 거쳐 인사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증권 고위관계자는 “정몽헌회장이 이번 인사내용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 쪽에서 인사 내용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아 정몽구회장 측의 공세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몽헌회장 측근 인사들은 현대증권의 대주주가 지분 16.7%를 보유한 현대상선이며,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정몽헌회장(13.4%)인데도 정몽구회장이 현대증권에 대해 인사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불쾌해하고 있다. 현대는 자동차(정몽구) 건설·전자(이상 정몽헌)등 3개 소그룹의 후계자가 가려졌고 중공업은 정몽준의원 대리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나 금융부문은 ‘전문경영인체제’만 표방했을 뿐 누구를 최대주주로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 다. 이번 인사를 놓고 정몽구·정몽헌회장 합의 아래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마지막 현역 실세인 이익치회장을 거세하고 그룹 경영진을 ‘젊은 피’로 물갈이하는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현대 고위관계자는 “현대는 2003년까지 소그룹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며 금융부문의 경영주체나 경영방식을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KPARK@HK.CO.KR 입력시간 2000/03/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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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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