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에 뒤진 국가경쟁력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중국 태국 등에도 뒤지는 것으로 조사돼 경쟁력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IMD(국가경영개발원)가 발표한 `2003년 세계 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 경제권가운데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는 15위에 그쳐 지난해에 비해 5단계나 하락했다. 이는 중국(12위), 태국(10위) 등에도 뒤지는 것이다. IMD의 조사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국가경쟁력 연구조사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가볍게 볼 수 없다.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 중 국제적인 경험, 특허제도, 연구개발지출, 정부재정, 인터넷 사용율 등은 우리나라가 지닌 우위요인으로 꼽힌 반면 생활비 지수, 교역지수, 세제, 교사와 학생비율,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노사관계, 대학교육 등이 열위요인으로 지적됐다. 우위요인에 비해 열위요인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경쟁력 순위는 떨어지게 된다.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국제기준에 비추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사관계 세제 교육제도 등 오랫동안 개혁대상이 되고 있는 제도와 관행이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리만 요란할 뿐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가경쟁력은 상대적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개혁을 추진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경쟁국에 비해 성과가 떨어지게 되면 경쟁력은 뒤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중국에 뒤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는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당수 산업의 기술 또는 가격이 경쟁력면에서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철강 조선 등 일부 주력산업조차 앞으로 5-10년 정도면 추격당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경쟁력은 세계화 정보화 물결 속에서 우리경제가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중국보다 뒤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경제의 생존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경쟁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쟁력 향상을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제도와 관행 등을 과감하게 개혁해 나가야 한다. 집단이기주의 등에 밀려 시간을 끌수록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추락하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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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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