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아차 노사 '상생 질주'

생산라인 전환배치 전격 합의<br>임원진은 연봉20% 자진반납

기아자동차 노사가 생산라인 전환배치에 전격 합의했다. 이로써 기아차는 신규채용 없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갈등과 마찰로 점철돼온 노사관계도 상생과 화합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대행진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기아차 임원진도 노사 화합 분위기에 화답, 장기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금 20%를 반납하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기아차는 2일 “신차 ‘모하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기 위해 96명의 전환배치에 합의했다”며 “임원들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해 2년간 이어져온 영업적자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관례상 기업의 실적향상을 위해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갈등과 대립 일변도이던 자동차 업계의 노사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의에서 기아차 노조는 모하비의 품질강화와 납기일정 준수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그동안 신차를 양산하거나 수요가 많아 생산물량을 늘려야 할 때 노조로부터 전환배치에 대한 협조를 얻지 못해 다른 생산라인에 유휴인력이 있어도 이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추가로 신규사원을 채용해야 했다. 이로써 숙련도가 부족한 신규사원들로 채워진 생산라인의 생산성은 떨어졌고 인건비도 늘어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기형적인 악순환을 계속해왔다. 실제 지난 2003년 6.3%였던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2004년부터 급락해 2006년 1,253억원, 2007년 55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임금은 매년 5~9%씩 인상됐다. 회사 측도 적자탈출을 위해 뼈를 깎는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2년 연속 적자의 책임을 통감한 임원들은 연봉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시화공장 부지를 670억원에, 12월 서산 부지를 1,153억원에 매각하는 등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휴자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해왔다. 최근에는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약 4,000억원의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외에도 앞으로 원ㆍ달러 환율 900원을 견뎌낼 수 있는 원가구조를 가진 차들만 출시하기로 경영 방향을 정하는 등 급변하는 국제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년 전 재계 8위였던 기아차는 경영난 속에서도 노사가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아차 내부에 위기감이 커져 노사가 합심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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