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FRB 내달 추가금리인하 여부 촉각

이번 주 뉴욕증시의 관심은 오는 15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자체 보다는 다음 번 금리인하의 방향과 폭에 모아지고 있다.투자자들이 이번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주가에 반영시켰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은 오는 6월 26일에 있을 다음 번 FOMC에서 FRB의 금리인하 방향과 폭이 어떻게 되느냐는 대목. 이에 따라 월가 사람들은 FOMC보다는 이번 주에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를 읽으며 다음번 금리인하 방향을 가늠,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14일(월) 기업재고지수(3월), 산업생산지수(4월) ▦16일(수) 소비자물가지수(4월) 신규주택동향(4월) ▦17일(목) 경기선도지수(4월) ▦18일(금) 대외무역동향(4월) 등이 있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한달 여 지속돼 온 불리시(Bullish) 기조가 한풀 꺾인 듯한 양상을 보였다. 한달 동안 주가가 너무 빨리 올라 조정 장세가 필요하다는 심리가 지배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1만1,000 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등락을 거듭했지만 1.1% 하락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급등의 여파로 조정폭도 커 3.8%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15일 금리인하 월가의 컨센서스는 15일 FRB 수뇌회의에서 0.5% 포인트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중앙은행과 콜자금 거래를 하고 있는 25개 금융기관 딜러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24명이 0.5% 포인트 인하를 대답했다. 만의 하나, FRB가 0.25% 포인트 인하할 경우 지난 3월 20일과 같은 패닉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에 월가의 희망은 0.75% 포인트 인하였는데, FRB는 0.5%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월가의 예상대로 0.5% 포인트 인하할 경우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번 금리인하 폭 월가의 관심은 이미 6월말 FOMC에 가있다. 로이터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6월 FRB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25명의 딜러중 18명이 '인하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5명은 '인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두명은 대답하지 않았다. 또 금리인하를 전망한 응답자중 인하폭에 대한 질문에 11명이 0.5% 포인트, 7명이 0.25% 포인트 인하를 대답했다. 이 조사는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선 6월 금리인하에 대한 월가의 기대가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의 인하가 FRB의 연속적이고 공격적인 금리정책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건은 미국 소비자들의 식지않는 구매 의욕이다. 11일 발표된 상무부의 4월중 소매판매지수는 0.8%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중요하지만, 월가의 예상치 0.1~0.2%보다 큰 폭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 주었다. 또 같은 날 미시건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의 88.4에서 92.6%로 올라섰다. 소비자들의 구매실적과 기대치가 좋다는 사실은 미국 경제가 불황을 피해 성장을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FRB의 연속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이미 60%의 단계를 지나 80%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청개구리식 투자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최근 악재가 생기면 사고, 호재에 파는 행태를 보였다.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이코노미스트들이 경기둔화의 골이 깊어진다고 아우성일 때 그들은 주가를 높게 올려 놓았고, 소매판매와 소비자지수가 높게 나타나 경기 회복의 청신호가 나타나면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 4일 실업률 발표때 다우지수는 154포인트(1.43%), 나스닥은 45포인트(2.1%) 각각 상승했고, 11일 소매판매 발표 땐 다우 89포인트(0.8%), 나스닥 21포인트(1.0%) 하락했다. 월가 투자자들의 이 같은 청개구리식 투자행태는 FRB의 금리정책을 쳐다보며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읽기 때문이다. 경기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이므로 주식을 사들였고, 지표가 좋게 나오면 금리 인하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판단, 주식을 팔았다. 월가 투자자들의 이 같은 행동은 자신의 투자를 중앙은행이 구제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런 투자행태는 경제정의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우화 속에 나오는 청개구리처럼 큰 벌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모럴해저드(Moral Hazard)'를 의미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