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섬유의날] 섬유산업 글로벌화로 활로찾는다

현지화.다국적 기업화로 해외투자 전환섬유업계가 9일 잔칫날을 맞는다. '섬유수출 100억달러시대'를 열었던 지난 87년(118억달러)을 기념해 매년 섬유의 날을 가진 것이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섬유의 날(11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이틀 당겨 기념식을 갖는다. 하지만 분위기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반영, 예년보다 차분하다. 섬유산업은 해마다 100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올려온 수출 한국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9ㆍ11 미 테러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수출이 주춤한 실정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수출품목이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해야만 미래가 있다"면서 "산업용 섬유 등 연구ㆍ개발을 위해 협회는 물론 정부, 민간 기업이 함께하는 협력 체제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섬유산업의 현재 섬유업계 역시 올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불어닥친 경기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장기전으로 몰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감소는 물론 기업의 채산성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섬유수출은 지난해보다 9% 줄어든 167억달러에 무역흑자도 지난해 137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90년대 들어 매년 연평균 1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오던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아직은 국내 1위의 무역수지 흑자산업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04년까지 쿼터제도가 철폐되면서 사실상 무한경쟁 양상으로 치닿게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고품질 섬유제품 개발 섬산연과 산업자원부는 한국 섬유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산업용 섬유 생산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산업용 섬유는 금속, 플라스틱 등 산업자재의 경량화, 고기능화, 다양화 추세에 따라 대체사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년 내에 산업용 섬유 수요가 세계적으로 총 7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산연 관계자는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은 산업용 섬유 비중이 70%에 이르는데 반해 우리는 20%대로 아직은 초기 단계"라면서 "2010년까지 이를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및 업계는 이를 위해 오는 2003년까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섬유신뢰성평가센터'를 설치하고 , '산업용섬유 전문기술연구센터'등을 통해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 해외투자 확대 올해 섬유업계는 미국, 일본은 물론 중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반덤핑제소를 받았다. 갈수록 수출 전선이 첩첩산중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체들이 선택하는 대안은 '글로벌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섬유업계의 해외투자 규모는 12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지역적으로도 58개국, 1,330개법인이 설립돼 활동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는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에는 750개 현지법인이 세워져 4억2,000만달러가 투자됐다. 올해는 SK케미칼이 화학원단 공장을 설립했으며 효성이 수천억원을 들여 2003년까지 중국현지에 스판덱스 공장을 설립한다는 전략이다. 폴리에스터 섬유 전문 업체인 휴비스 역시 중국의 서부대개발에 맞춰 쓰촨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섬유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해외 투자는 하청생산 등 단순한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최근에는 원ㆍ부자재 생산, 현지 유통망 개척 등 현지화 및 다국적 기업화 작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남북경협 확대 지난 99년부터 KOTRA, 중국 베이징 중개인을 통해 이뤄졌던 남북 경협 사업이 개성공단 착공과 함께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추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섬산연은 개성공단 착공에 맞춰 경협의 수준을 이전의 단순 임가공에서 탈피, 본격적인 투자의 틀을 갖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협추진위는 향후 대북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대북협력지원 창구역할을 수행한다. 섬산연은 현대아산, 토지공사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개성공단에 180개사, 3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섬산연 관계자는 "섬유무역 자유화가 이뤄지는 2005년부터는 중국, 동남아 등과 경쟁이 치열해진다"면서 "향후 남묵경협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인철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