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국發 위기이후 국내시장 외국인 움직임은…

올 주식·채권 팔아 111억弗 빼내가<br>지난해 8월부터 7개월간 주식 38兆 순매도<br>시가비중 줄었지만 거래비중은 오히려 늘어<br>日투자자 급증…엔캐리 청산땐 타격 클수도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서 111억달러를 순유출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속적인 주식 순매도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나 거래 비중은 증가해 외국인 투자가들의 시장 영향력이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에 일본 투자자들이 급증, 엔케리 청산시 한국시장에 퍼질 여파가 더욱 커지는 상태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8월부터 2월까지 외국인 투자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을 보였다. ◇시가 비중 줄고 거래 비중은 오히려 늘어=지난해 8월 외국 투자가들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 무려 9조8,71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후 2월까지 무려 7개월 동안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지난해 8월 순매수로 반짝 돌아선 후 무차별적인 외국인 매도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7개월 동안 누적 순매도 규모는 무려 38조7,316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 거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가 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은 유가ㆍ코스닥시장 모두 감소ㆍ보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거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난해 8~12월 24.6%에서 1~2월 27.2%, 코스닥시장도 4.32%에서 5.1%로 증가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주식 비중은 줄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금 올 들어 순유출로 반전=외국인 자금 유ㆍ출입(증권투자자금) 동향을 보면 지난해 8월 42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뒤 9월에는 31억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이것이 12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이것이 반전됐다. 외국인 자금이 1월 무려 66억달러 순유출됐고 2월에는 24억달러, 3월1~11일에도 19억달러 순유출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누적 순유출 규모가 111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발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8~12월 외국 자금이 순유입을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주식을 팔아 한국을 빠져나간 돈보다 우리 채권을 사기 위해 외국에서 들어온 돈이 더 많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1월부터는 주식 판 돈이 해외로 대거 빠지는 대신 채권 유입액은 줄어 전체적으로는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에 등록된 외국인 투자가 추이를 보면 7개월 동안 미국 투자자는 4.9%, 영국 투자자는 2.2% 늘었다. 반면 일본 투자자는 무려 11.9% 증가했다. ◇외국 투자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증권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외국인 투자가 형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형태도 매수보다는 매도에 우위를 두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시장을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본 투자자 급증에 따라 커지는 엔케리 청산 파장 역시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 감지되고 있는 한국 자본시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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