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재무약정 다시 맺을수도"외환銀, 성의있는 자구안 고삐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일 성의 있는 자구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재무약정을 다시 맺을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현대측에 대한 자구압력의 고삐를 더욱 죌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현대 채권단은 현대의 자구추진이 지지부진할 경우 지난달 은행장들이 합의한 현대건설 부채 만기연장 방침도 파기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전방위로 현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날 『현대와의 재무약정은 지난 99년 말로 종료됐지만 성의 있는 자구안이 이행되지 않으면 다시 약정을 체결해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우 오너일가에 대한 사재출연요구와 관련해서는 『삼성그룹도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말해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황학중(黃鶴中) 외환은행 상무는 『현대그룹 오너 3부자(정주영·몽구·몽헌씨)가 형식상 퇴진한 것으로 돼 있지만 명실상부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의 경영은 일선에서 퇴진한 오너들의 입김이 작용해 가신그룹이 담당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너측에 정확한 상황보고가 되는지, 또 반대로 오너의 의지가 명확히 경영에 반영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다』고 불만을 표명했다. 그는 『따라서 명실상부한 오너들의 퇴진에는 그동안 거명된 일부 가신그룹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黃상무는 현대전자 등 계열사 매각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채권단이 요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날 『은행장들이 합의한 현대그룹 회사채 및 CP 등에 대한 기한연장조치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것이며 현대의 자구계획이 부진한 것으로 판단되면 언제든지 백지화해 자금회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히는 등 현대측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8/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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