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기로에 선 한진重 영도조선소

3년만에 컨선 수주했지만 노사갈등 탓에 본계약 미지수<br>올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사태 장기화땐 "문 닫을수도"


'대한민국 조선1번지' 한진중공업(조선부문)의 경영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 상공계는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한진중공업이 최악의 경영상황에 내몰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5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6월 노조 파업이 끝난 직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방산부분 군수지원정 2척, 아시아지역 한 선사로부터 상선부분 4,7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영도조선소에 수주한 컨테이너선 물량(2억5,000만달러 규모)은 건조의향서(LOI) 체결에 그쳐 본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선사측에서 한진중공업 노사갈등 해결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본계약 체결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파업 철회 후 경영 정상화 기대를 하고 발주했던 선주가 사태가 여의치 않자 불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주 취소까지는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선사를 설득하고 있으나 현상태로서는 본계약을 담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8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영업이익은 3,967억원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와 노사 갈등으로 2010년은 1,497억원에 그쳤다. 매년 1,000억원 이상 급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영도조선소의 영업 손실액은 462억원에 달해 연말까지 모두 7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외비용 등 실제 경상손실도 올해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2012년에도 587억원의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면 문을 닫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리해고를 둘러싼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은 진행 중이다. 사측은 정리해고자 94명에 대해 2년내 무조건 재고용안, 노조측은 정리해고 시한 6개월안을 두고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지난 9월 노조측 불참으로 무산된 이후 지지부진 상태다. 또 노조측을 대표해 협상을 진행해야 할 금속노조 집행부 선거가 진행 중이고 한진중공업 지회 집행부 역시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 당분간 협상에 나설 주체가 없다. 게다가 '제5차 희망버스'도 8~9일에 걸쳐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국회 청문회, 국감 증인 출석 요구 등도 부담이다. 이재용 한진중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국에 사기업 총수를 국감에 부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회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 행사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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