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세' 큰틀 마련…'글로벌 금융안전망' 공식의제 채택 성과

[G20 재무장관 회의]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출구전략 기조가 돌아섰다는 점이다. 국제공조에서 개별 국가 상황에 따라 각 나라들이 구체화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규제 방안 중 가장 뜨거운 감자인 은행세 도입 문제의 경우 국가 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제공조 수준의 정책대안을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여기에 G20 공동목표인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된(strong, sustainable, balance) 성장의 의미를 구체화한 점도 진전이다. 또 국제기구 개혁을 위해 우리나라가 제기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조정 등의 개혁시한을 오는 2011년 11월에서 올 11월 서울 정상회의로 앞당기기로 했다. 특히 신흥∙개발 도상국의 자본시장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방안을 공식의제로 채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경제 빠른 회복에 기조변화
◇출구전략 국가별 상황 따라 '각자'=이번 회의는 출구전략에 대한 각국의 인식 변화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종전까지만 해도 출구전략을 실행할 때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으나 이번에는 개별 국가의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명시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모든 국가가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뢰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구체화하되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4.2%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각국별로 이미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들어간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현실적 여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분담방안 기본요건 합의
◇은행세 큰 틀 마련 진전…합의점 도출 쉽지 않을 듯=은행세로 대표되는 금융권 분담 방안을 놓고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상당한 시간 토론을 벌였지만 국가별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권 분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요건에 합의하는 진전을 거뒀다. 첫 번째 사항은 '은행시스템 복구비용은 금융회사들이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세금이 도입되면 금융기관이 내야하며 국민들이 직접 부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 '과도한 리스크 부담 행위를 억제한다'는 것으로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영업행위를 막기로 했고 마지막은 '공정경쟁기반 조성을 촉진한다'는 안으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국제적으로 함께 실행하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은행세에 대해 특정 국가만 실시할 경우 효과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의견이 갈려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흥국 유동성 악화 해소"
◇글로벌 금융안전망 공식의제 선정=신흥국에 유입된 자본이 위기시 급속히 유출되면서 발생하는 유동성 악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방안이 G20의 공식의제로 채택된 것도 성과 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도해 제기한 의제가 채택됐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안화 절상은 언급 안해 ◇G20 공동목표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된 성장' 구체화=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G20 공동목표를 구체화하는 결과물도 나왔다. 무엇보다 무역불균형 문제가 부속서가 아닌 본문에 삽입되고 문구 역시 예전보다 매우 구체적으로 들어간 점이 높이 평가된다. 성명서 본문에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자국은 저축을 증대하고 재정적자를 축소하며 흑자국은 국내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등 공동 노력하기로 명시했다. 다만 무역불균형의 대표적 쟁점인 중국의 위안화 절상문제에 대해 성명서에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특정국의 환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IMF 쿼터 조정 11월로 당겨
◇IMF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 11월 정상회의에서 가닥=이번 회의에서는 IMF의 쿼터 조정 시기를 내년 1월에서 올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때까지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비효율적 화석연료 등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 철폐 문제와 관련해 국별 상황에 맞게 합리화 및 점진적 철폐계획을 수립, 6월 캐나다 G20 정상회의에 보고하도록 했고 지진 참사를 당한 아이티의 국제금융기구 부채를 완전 탕감하자는 논의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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