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시대 개막에 들떠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대체로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만 받아내고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5년여만에 1,000선을 넘어선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천2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들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순매수 종목 상위 20개의 주가는 이기간 평균 2.73% 하락했다.
개인 순매수 종목 1, 2위인 LG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8.87%,10.96% 급락했고 3~5위의 삼성전자, LG필립스LCD[034220], 삼성화재도 각각 4.21%, 7.43%, 4.73% 떨어졌다.
오히려 개인이 이 기간 내다 판 순매도 종목 상위 20개의 수익률은 11.35%에 달해 대조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지수 1,000 진입 이후 각각 1천107억원, 2천92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했다.
외국인은 LG전자(순매도 1천884억), 현대차(1천505억), 삼성전자(1천423억), INI스틸(658억), LG필립스LCD(622억) 등을 집중적으로 처분했고 기관은 하이닉스(894억), 국민은행(412억) 등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줄였다.
이같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상위 종목군은 대체로 같은 기간 개인들의 매수상위 종목군과 비슷하다.
대신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국민은행, 신한지주, 삼성중공업,강원랜드, SK텔레콤, 현대중공업, 대우증권, SK, LG, S-Oil 등을 사들였고 순매수 상위 20개의 평균 상승률은 8.29%를 기록했다.
기관은 우리금융, SK,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CJ, INI스틸, 금호타이어 등에 관심을 보였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상승률도 7.28%로 나쁘지 않았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1,000을 돌파한 이후 개인은 IT경기 회복론에 기대를 걸고 LG전자, 삼성전자 등 우량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으나 외국인들과 기관은 오히려 이들에 대한 비중을 줄였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은 대신 금융,조선, 석유정제, 유통 등 내수관련주와 단기모멘텀 보유 업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수 1,000 이후의 대세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 보다는 각 기업과 산업의 뚜렷한 실적, 업황 모멘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