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업계, H형강 대미 수출 빨간불

철강업계, H형강 대미 수출 빨간불미국 무역안 "철강산업 피해 있다" 한국산 H 형강의 대미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3일(미국 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한국산 H 형강이 미국 철강산업에 피해 또는 피해위협이 있다고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가 지난 6월28일 결정한 한국산 H 형강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마진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업체들의 H 형강 대미 수출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무부는 6월 판정을 통해 강원산업 49.73% 인천제철 25.51% 동국제강 37.72% 등의 반덤핑 마진율을 확정, 발표했다. 또한 상계관세율도 강원산업 3.88% 인천제철 0.15% 동국제강 1.34% 등으로 확정해 국내업체들의 H 형강 수출을 사실상 봉쇄했다. H 형강은 건설용 철강재로 IMF 외환위기 후 대미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97년만 해도 국내업체들의 H 형강 대미 수출규모는 1,200톤에 불과했지만 98년에는 50만9,000톤으로 무려 50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IMF 외환위기와 함께 강원산업 등 일부 업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확보를 위해 무차별적인 수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99년에는 16만1,000톤으로 98년보다는 줄었으나 미국 업체들의 반발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미국업체들은 마침내 99년 7월 강원산업 등 국내업체들을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6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올 2월 15~48%의 예비 덤핑판정을 내렸고 6월 최종 판정에서는 반덤핑 마진율을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ITC가 자국산업의 피해 여부에 대해 긍정 판정을 내림으로 인해 국내업체들의 H 형강에 대한 반덤핑 조치는 앞으로 5년간 지속된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판정으로 국내업체 중에서는 인천제철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올초 강원산업과 합병한 인천제철은 이번 판정의 집중적인 타깃으로 부상한 셈이다. 그러나 인천제철·동국제강 등 관련 업체들은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차피 H 형강의 대미 수출이 어려워진 만큼 수출대상지역 다변화를 통해 대처해나간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전략이다. 인천제철 관계자는 『미국시장 대신 캐나다·중남미·유럽·동남아 등을 주요 수출대상지역으로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업체들은 미국의 경우 일단 반덤핑 판정이 내려지면 5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대미 수출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1년 단위로 재심을 통해 반덤핑 마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인천제철 등은 재심에서 반덤핑 마진율을 끌어내릴 수 있도록 높은 가격에 소량의 H 빔을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입력시간 2000/07/14 18:48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정문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