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 내려도 자금난 당분간 지속

금리 내려도 자금난 당분간 지속 자금시장 숨통 트이나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최근 위축된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수급 논리상 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는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회사채 시장의 침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정부는 중견 기업들의 자금난을 풀어주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겠지만 기업으로 자발적인 자금 유입은 내년 상반기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금리 추가 하락 가능성 충분 지난 주 환율급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혹해하던 채권시장이 외환시장의 안정세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27일 채권시장에서는 주요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만기 수익률이 개장초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7.20%까지 내려가는 등 전반전으로 수익률이 떨어졌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안정이 지속되면 수급 논리상 앞으로 금리는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최원석 채권팀장은 "자산관리공사가 만기된 채권을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인데다 정부가 국고채 바이백(환매수)을 검토하는 등 채권 수요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면서 "또다시 7% 벽을 깨기 위한 재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전했다. 한누리증권의 안동규 이코노미스트 역시 "무위험 자산인 국고채의 발행 물량이 예정보다 축소되어 발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와과련, 신영증권의 채권팀 관계자는 공적자금 조성을 위해 내달부터 발행될 예보채의 규모가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가늠하게 될 새로운 화두라며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자금난은 지속될 듯 금리 하향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기업 자금난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표금리와 회사채 시장이 여전히 따로 논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최원석 팀장은 "국고채 금리 하락과 기업쪽 자금 유입은 상관계수가 거의 없다"면서 "내년 상반기도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표금리가 떨어져봤자 은행들의 몸사리기가 계속되는데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기업쪽에 돈이 흘러 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성금융연구소의 이재돈 연구원도 "내년에도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60조원 가량 된다"면서 "구조조정이 불확실하고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어려운 이상 회사채 시장의 침체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의 황보영옥 채권팀장은 삼성, 롯데, SK텔레콤 등 일부 우량 기업물을 제외하곤 회사채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투자적격등급인 BBB이하 시장의 활성화는 요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이 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임원은 최근 은행장을 비롯해 기업들의 사장까지 고금리를 제시하며 자금 대출을 부탁하는 경우가 폭주하고 있다며 치열한 현금 보유 쟁탈전을 전했다. ◇관건은 구조조정 당분간은 기업들의 신용경색을 정부가 앞장서 풀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10조원의 채권전용펀드 조성도 예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고, 은행들을 통한 프라이머리 CBO 대출 정책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도 정부가 더 이상의 기업 퇴출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중견기업들의 신용 경색을 풀어줄 각종 정책이 펼쳐져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업으로의 자발적인 자금 유입은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대우증권 최팀장은 "정부의 구조조정이 어떤 식으로든지 내년 2월에 마무리되겠지만 그 다음 상황이 문제"라면서 "투자가들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신할 수 있는 본질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돈 연구원은 "은행으로의 자금 편중과 단기 부동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라며 "금융 및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척되어야만 이 같은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누리증권의 안동규 이사 역시 내년 상반기가 고비일 것으로 보인다며 원칙에 입각한 발빠른 구조조정만이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석기자 입력시간 2000/11/27 19:4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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